얀센에 기술수출했다가 반환된 한미약품의 바이오신약이 글로벌 제약사 MSD로 다시 기술수출됐다.

한미약품은 자사 바이오신약 후보물질 ‘LAPSGLP/Glucagon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를 비알코올성지방간염(NASH) 치료제로 개발·제조·상용화하는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고 4일 밝혔다.

/한미약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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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PSGLP/Glucagon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에피노페그듀타이드)는 인슐린 분비와 식욕억제를 돕는 GLP-1과 에너지 대사량을 증가시키는 글루카곤을 동시 활성화하는 이중작용 치료제다. 한미약품의 약효지속 기반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이번 계약으로 MSD는 한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에서 LAPSGLP/Glucagon 수용체 듀얼 아고니스트의 개발·제조·상업화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확보한다. 한미약품은 MSD로부터 확정된 계약금 1000만달러(약 119억원)와 임상개발·허가·상업화에 따른 단계별 기술료로 최대 8억6000만달러(약 1조272억원)를 수령한다.

제품 출시 이후에는 두 자리 수 비율의 판매 로열티도 받는다. 다만 마일스톤 등은 임상개발과 허가, 상업화의 성공을 전제로 하기 때문에 최종 계약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

업계에선 한미약품의 이번 기술수출이 그동안 수차례 이어졌던 기술반환으로 인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5월 사노피는 한미약품에 당뇨 신약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권리를 반환하겠다고 통보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비만 당뇨 치료 신약으로 개발되던 신약 후보물질이 NASH를 포함한 만성 대사성 질환 치료제로의 확대 개발 가능성을 인정받고 새로운 파트너십을 맺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신약 개발에서 빈번히 발생할 수 있는 실패가 새로운 혁신을 창출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연지 기자 ginsburg@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