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국정감사에서 "네이버의 알고리즘 조정·변경은 다른 분야에서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이에 정무위 소속 야당 의원들은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알고리즘 조작 논란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의 출석을 요구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8일 국회 정무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네이버 쇼핑과 동영상에서 알고리즘 조작이 있었는데 다른 분야에서도 조작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다만 조 위원장은 "공정위는 알고리즘 조정·변경 자체를 문제삼은 게 아니다"라며 "이를 통해 자사가 운영하는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를 다른 오픈마켓 업체보다 우대해 경쟁을 제한한 게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성일종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국민의힘)은 이에 "업무방해죄 등 다른 법 위반도 될 것이다"라며 "알고리즘 조작으로 뉴스 조작도 가능할 것이다"고 했다.

이윤숙 네이버쇼핑 사장(오른쪽)이 답변하고 있다. /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이윤숙 네이버쇼핑 사장(오른쪽)이 답변하고 있다. /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공정위는 10월 6일 네이버쇼핑에 과징금 267억원을 부과했다. 네이버가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상품을 최상단으로 올리고 경쟁 업체를 배제했다는 판단에서다.

이윤숙 네이버쇼핑 사장은 이날 국정감사에서 검색 조작은 없었으며 공정위 조치가 부당하다고 반박했다.

이 사장은 "쇼핑검색 랭킹을 조작하지 않았고 검색 품질 좋게 하기 위해 수시로 개선하고 있는데 그 과정이 조작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며 "과징금 부과는 부당하다"고 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법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소상공인에게 좋은 플랫폼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게 됐고 스마트스토어나 여러 오픈마켓, 홈쇼핑, 기타 쇼핑몰 등에 동등한 알고리즘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현장 모습 /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현장 모습 /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이날 국감에서는 알고리즘 의혹과 관련해 이해진 GIO를 국감장에 불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성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최근 미국에서도 하원 반독점소위원회를 통해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애플 등을 조사해 총 130만건의 문제를 밝혀냈다"며 "네이버 총수를 불러 왜 AI 알고리즘을 조작했는지 앞으로의 대책은 무엇인지 확고한 답변을 듣지 못한다면 정무위의 위상이 떨어질 것이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해진 GIO가 국감장에 끌려오는 것이 부끄러웠는지 미리 일본에 피신한 걸로 보인다"며 "빨리 들어와서 종합감사에서 소상히 밝혀주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이윤숙 사장은 ‘이해진 GIO가 현재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느냐’는 윤재옥 국회 정무위 소속 의원(국민의힘) 질문에 "잘 모른다"며 "송구스럽다"고 답했다.

장미 기자 mem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