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美 생산 전기차·트럭 호조
반면, 부평·창원 韓 생산은 정체
‘韓 생산에서 수입으로 무게추 이동’ 분석도

한국GM이 쉐보레 브랜드로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1만대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판매되는 쉐보레 차는 대부분 인천 부평과 경남 창원 공장에서 생산한다. 하지만 전기차와 픽업 트럭 등 북미산 제품군이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하며 수입차 시장에서도 입지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2021년형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 한국GM
2021년형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 한국GM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통계자료에 따르면 11월 국내서 신규등록된 북미산 쉐보레 차량은 1067대로 전월 대비 26.1% 증가했다. 올 1~11월 누적 등록대수는 1만1446대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배 이상 급증했다. 쉐보레 브랜드가 ‘메이드 인 USA’로 연 1만대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GM은 현재 전기차 볼트 EV, 픽업트럭 콜로라도, 대형 SUV 트래버스 등을 수입 판매한다. 지난달 한국GM 내수판매는 6556대, 1~11월 누적판매는 7만3695대다. 한국GM 내수판매 중 수입차 비중이 약 15%까지 치솟았다.

북미산 쉐보레의 성장은 콜로라도와 트래버스가 주도한다. 지난달에만 각각 604대와 312대씩 책임졌다. 틈새제품으로 보기엔 적지 않은 실적이다. 픽업트럭과 대형 SUV는 전통적으로 북미 시장에서 인기있는 제품인만큼 ‘원조'의 상품성이 한국시장에서도 통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두 차 모두 ‘한 덩치' 하는 크기 때문에 출시 전 한국 시장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SUV 열풍에 힘입어 남과 다른 차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이 북미산 대형차로 쏠렸다. 국산차를 판매하는 한국GM이 타 수입차 브랜드 대비 정비 네트워크가 많다는 점도 판매확대에 일조했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올해 9월 ‘2021 리얼 뉴 콜로라도’ 출시 당시 "콜로라도가 국내 정통 아메리칸 픽업트럭 시장을 계속 리드함은 물론,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라이프 스타일 및 고객 경험 확대를 추구하는 이들에게 좋은 대안을 제시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국GM이 국내 생산에서 수입판매 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한국GM은 주력 제품군의 국내 생산을 유지하고, 국내서 대량 생산 이점이 적은 틈새차종 위주로 수입 제품군을 꾸릴 것이라는 입장이다.

한국GM 관계자는 "북미산 제품군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국내 소비자들이 그간 만나보지 못했던 신선한 상품성 덕분인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수입산 제품의 인기와 별개로 한국GM은 현재 글로벌 GM 사업장 중 북미 외 지역에서 완성차를 생산하는 유일한 곳인만큼 생산 및 연구개발 거점으로 중요성이 낮아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안효문 기자 yomu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