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이 지난해에만 정재계 출신 사장·부사장 등 5명을 외부에서 수혈했다. 2월에는 삼성 출신 임원급 인재를 부사장으로 영입한다. 유통업계에서는 쿠팡의 계속되는 외부 인사 영입이 나스닥 상장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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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2020년 거물급 인재를 잇따라 영입했다. 청와대 법무비서관 출신인 강한승 전 김앤장 변호사를 경영관리총괄 대표로 선임한 데 이어 투안 팸 전 우버 최고기술책임자(CTO)도 영입했다.

하반기에는 이스트소프트 공동창업자인 전준희 부사장을 로켓배송 개발총괄 부사장으로, 머서·헤이그룹·에이온·타워스 왓슨 등 한국에 진출한 4대 글로벌 HR 컨설팅 기업의 대표를 역임한 김기령 부사장을 인사 전문가조직 부사장으로 불러들였다.

유인종 전 삼성물산 리조트부문 상무와 박대식 전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기북부지사장도 안전관리 분야 부사장과 전무로 각각 영입했다.

유통업계는 쿠팡의 전방위적 인재 흡수가 회사 급성장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문제 해결과 함께 최종적으로 미국 나스닥 입성을 위한 사전 조치라고 분석한다.

경제 매체 블룸버그는 최근 보도를 통해 일본 소프트뱅크 투자 기업 중 최소 6곳이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며, 이중 쿠팡이 2분기 상장을 진행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은행 업계에서는 쿠팡이 미국 골드만삭스를 통해 나스닥 상장 예비심사 승인을 받았다는 정보도 나왔다. 쿠팡의 지분 100%를 가진 모기업 쿠팡 LLC가 나스닥에 상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쿠팡의 나스닥 상장 계획은 2011년 김범석 쿠팡 창업자(현재 이사회 의장)를 통해 처음 밝혀졌다. 2019년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 후보로 거론되던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필두로, 알베르토 포나로 최고재무책임자, 마이클 파커 최고회계책임자 등 외국인 임원을 잇달아 영입하는 등 나스닥 상장 준비 움직임을 보여왔다.

블룸버그는 쿠팡이 나스닥에 상장할 경우 기업가치가 300억달러(32조88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도했다. 반면 투자은행 업계는 2019년까지의 쿠팡 누적 적자액이 3조7210억원 탓에 쿠팡의 기업가치가 250억달러(27조4000억원)를 넘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쿠팡의 누적 적자폭은 최근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를 보인다. 미래에셋증권은 보고서를 통해 2020년 쿠팡 매출이 11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했고, 2~3년내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증권도 쿠팡이 2020년 매출 11조원 이상, 영업손실도 큰 폭으로 개선된 2150억원이 될 것으로 분석했고, 2021년 쿠팡이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측했다. 증권가 전망이 맞다면 흑자전환을 이루는 2021년 나스닥 상장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괜히 나온 말은 아니라고 평가할 수 있다.

유통업계는 쿠팡이 나스닥 상장 목적이 ‘자금 확보'라는 시각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세계적으로 크게 성장한 e커머스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신규투자 자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위워크 등 쿠팡 LLC 대주주 비전펀드가 투자한 기업의 실적 부진으로 모회사로부터 추가 투자가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쿠팡의 나스닥행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