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제한 폭스바겐, 中·유럽 중심 배터리 생태계 강화

이민우 기자
입력 2021.03.16 06:54 수정 2021.03.16 08:55
글로벌 자동차 기업 폭스바겐이 자사 중심 배터리 생태계 강화를 선언했다. 유럽 지역 파트너사와 배터리 생산 및 활용 시스템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북미 지역에 충전기 인프라 서비스를 확대로 글로벌 영향력도 꾀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등 ‘K배터리’를 배제한 '폭스바겐 중심 전기차 생태계' 확립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시사했다.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 폭스바겐CEO / 폭스바겐 파워데이
폭스바겐은 15일(현지시각) '폭스바겐 파워데이' 발표를 통해 미래 배터리 전략을 공개했다. 폭스바겐은 2023년까지 아우디 등 자사 브랜드 내 자동차 모델 80%이상에 적용할 수 있는 신형 통합형 셀 개발에 주력한다.

배터리 일원화를 통해 산하 브랜드 전기차 제조에 대한 범용성을 확장하고 비용 절감을 꾀하는 전략이다. 폭스바겐은 해당 전략으로 배터리 생산 비용의 절반을 감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신형통합협 배터리 셀에는 각형(Prismatic) 배터리를 주 전력원으로 탑재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각형 배터리는 보통 사각형 알루미늄 캔 형태를 지닌 배터리다. 삼성SDI와 CATL·노스볼트 등에서 제작하는데, 원통형·파우치형 배터리와 함께 전기차 배터리 분야를 3분할하고 있다.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공급한 국내기업 중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파우치형 배터리에 집중해왔다. 이번 폭스바겐의 발표로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유럽시장 진출과 배터리 사업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폭스바겐이 각형 배터리를 택한 이유는 중국의 CATL이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공급사이기에 산하 다양한 브랜드의 배터리 일원화시 차질 없는 공급이 가능한데다, 주요 배터리 협력사인 노스볼트에서도 각형 배터리를 주로 제작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 간 분쟁으로 인해 미국 내 배터리 수입불가 조치로 새로운 공급사를 찾아야하는 경험을 겪었던 점 역시 폭스바겐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꿈의 배터리'로 부상한 전고체 배터리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폭스바겐은 파워데이를 통해 현재 개발된 최신식 배터리에 비해 전고체 배터리가 가진 급속충전성과 주행거리 향상에 짚었다.

전고체를 비롯한 배터리 개발 지속으로 배터리 셀에 탑재하고 현재 주력 전기차종인 ID.4 프로의 충전시간을 2025년까지 17분으로 단축해 2025년 이후로는 12분까지 줄이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폭스바겐은 2020년 6월 전고체 배터리 연구 기업인 퀀텀스케이프에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안정성과 효율성 모색에 나선 바 있다.

피터 칼슨 노스볼트 CEO / 폭스바겐 파워데이
유럽 내 배터리 핵심 공급사인 노스볼트와는 동맹을 공고히 한다. 스웨덴 스켈레프테에 있는 노스볼트의 제 1공장에서 생산하는 140억달러 규모에 달하는 10년 단위 배터리 공급 계약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노스볼트는 테슬라 출신 임원 2인이 세운 배터리 제조사로 스웨덴에 본사가 있다. 노스볼트는 폭스바겐의 배터리 자체 생산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독일 잘츠기터에서 운영하던 배터리 공장의 지분을 폭스바겐에 넘긴다.

피터 칼슨(Peter Carlsson) 노스볼트 CEO는 파워데이 영상에서 "노스볼트와 폭스바겐은 오랜 여정을 함께 해왔으며, 폭스바겐에게 고성능 배터리를 공급하기 위해 두번째 단계로 나아가고자 한다"며 "현재 스웨덴 북부 스켈레프티에 짓고있는 대규모 공장은 다음 파트너십의 중심을 차지할 것이다"고 말했다.

폭스바겐은 노스볼트를 시작으로 협력사와 파트너십을 발판삼아 2030년까지 총 240기가와트시(GWh)급 생산능력을 보유한 6개의 대규모 배터리 생산 공장을 지을 계획이다. 각 배터리 생산공장은 48GWh 이상급 생산능력을 보유할 예정이다. 폭스바겐 경쟁사 테슬라에서 운영하는 네바다 주 배터리 공장은 35GWh 급 생산능력을 갖춘 것으로 추정된다.

개발된 배터리의 성공적인 적용을 위해서 모터스포츠도 최대한 활용한다. 폭스바겐은 아우디의 전기 스포츠카인 타이칸을 예시로 제시하면서 레이싱 등 모터스포츠 환경이 일반승용차보다 높은 배터리 성능환경을 요구하는 만큼, 역으로 일반승용차의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실험의 장으로 활용되기 충분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폭스바겐이 중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기차 충전 서비스 캠스(CAMS) / 폭스바겐 파워데이
배터리 외 사업으로 본토인 유럽지역 외 중국 및 북미 지역 급속 충전기 인프라 확장에도 나선다. 유럽에서 5400억원 상당 금액을 충전인프라 확보에 투자하며 중국지역에서는 운영중인 캠스(CAMS)를 통한 모바일 기반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에 나선다. 중국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평가받는만큼 연내 중국 내 주요 8개 도시에 500개 충전소를 개소하고 6000개 공공충전기 확충에 나선다.

2025년까지 1만7000개 충전지역을 만들고 최대 300㎾급 초급속충전기를 더 많은 중국 내 도시에 보급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중국 시장 영향력을 확대함으로써 경쟁기업으로 여기고 있는 테슬라의 중국 시장 내 영향력을 약화시키고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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