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핵심 '희토류', 中 장악하는데 韓 "있어도 못 써"

이민우 기자
입력 2021.04.27 06:00
희토류는 전기차 등 미래산업의 필수 자원이다. 중국 등 희토류 보유국은 자원무기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하지만 한국의 희토류 개발은 지지부진하다.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자체 생존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10년전 충북에서 희토류 광맥을 발견했지만, 개발이 쉽지 않다. 국내 광물산업계가 침체된 상황이라 정부 차원의 개발 가능성 타진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희토류 가공시 발생하는 폐수와 방사능 등에 대한 처리도 골칫거리다.

디스프로슘 등 미래산업에 필요한 광물 자원을 함유한 희토류 / 한국지질자원연구원
20일 정부 및 광물업계에 따르면, 희토류 산업에서의 중국 영향력은 갈수록 확대하지만, 우리나라는 고전을 면치 못한다. 자급 가능한 광맥 발견에도 개발에 손을 대지 못한다.

희토류는 디스프로슘(Dy) 등 17개 원소를 함유한 토양으로 희토류에 속한 원소다. 화학적 안정성과 활용도가 높아 첨단산업에 필수로 활용된다. 현재 중국이 글로벌 희토류 생산 시장을 장악했다. 국가별로 공급망과 생존력 확보가 시급한 상황이다.

국내에도 희토류 광맥이 있다. 2011년 충북 충주와 강원도 홍천에서 희토류 광맥이 발견됐다. 당시 국내 수요와 비교해 30~50년간 국내 산업계가 자급자족할 수 있는 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희토류 광맥에 포함된 희토류 함량을 나타내는 전희토산화물(TREO)는 각각 0.7~0.8%와 1~1.5%로 일반적인 희토류 광맥의 2%보다 낮은 수준이다. 일반적인 희토류 광맥과 비교해 함량은 떨어지지만 개발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는 희토류 가공을 위한 선별·선광 기술과 희토류 추출시 발생하는 방사능을 저감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했다. 문제는 인프라와 사업 의지다. 국내 광업권자가 개발된 기술을 이전받고 채굴을 진행해야 하는데, 접촉이 사실상 끊긴 상황이다. 광물 업계에서는 희토류 광맥 사업에 대한 의지가 약한 이유로 여력 부족을 꼽는다. 국내 광물산업이 오랫동안 위축된 만큼 섣불리 사업에 뛰어들기 힘들다는 것이다.

자원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광업권의 경우 개발을 택하는 대신 처음 확보한 광업권을 매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광업권자들의 재정 능력이 부족하다 보니 실제 개발까지 진행하는 사업 의지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희토류 광맥을 발견했을 당시 몇몇 사업자는 한국지질연구원 측에 기술자문을 구했지만, 현재는 문의 자체가 없다. 정부 차원에서 희토류 광맥 관련한 개발업자 발굴 등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광물 업계에서는 국내 희토류 광맥 개발을 위해 민관합작 컨소시엄 구축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완성차 등 희토류 사용 기업은 광산을 직접 개발하는 데 보수적인 편이다. 이미 사용하는 공급라인이 있는 탓이다. 광업권자가 투자자를 모집하는 식의 컨소시엄 기반 개발 가능성이 있는데, 현실화하려면 업체의 사업 의지를 높이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마중물이 필요하다.

희토류 관련 기술의 국책과제는 대부분 상용화가 아닌 연구실 실험 단계에서 끝난다. 정밀성 향상과 현장 적용을 위한 파일럿 플랜트(연구실험·상용화 사이 중간단계)가 필요한 실정이다. 파일럿 플랜트는 기업에서 사업을 직접 수행하는 단계로, 희토류 광산 개발이나 현장 적용을 위한 국가단위 컨소시엄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자원 업계 관계자는 "희토류 생산·가공을 위한 연구개발 과제들이 대부분 수행됐지만 연구실 단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여건 마련이 필요하다"며 "개발된 기술을 현장에 적용하려면 대용량 광물을 소화할 수 있는 정밀화 과정이 필수인 만큼 국가적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산 희토류 개발의 경제성 평가를 논외로 하더라도, 환경오염 등으로 인한 지역주민 반대가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섣불리 개발을 진행할 경우 반발이 상당하다는 것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희토류를 생산하거나 가공할 때 상당 양의 폐수가 발생하는 만큼 당장의 실행 여부를 논하기는 힘들다"며 "희토류 추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물질이나 폐수를 최대한 저감하는 기술이 개발될 경우 정부 차원의 개발이 진행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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