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기차 장기렌트를 타진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추세다. 보조금 소진과 차량 인도 대기 기간이 길어진 탓에 신차 구매자의 피로도가 상당한 탓이다. 상대적으로 차량 인도 시 우선순위가 높은 렌터카 업체는 전기차 확보에 속도를 내며, 일반 소비자가 받지 못하는 보조금도 수월하게 받는다. 보조금 혜택을 받은 전기차를 장기렌트할 경우 월 렌트료도 절약할 수 있다. 소비자나 렌터카 업체나 윈윈하는 셈이다.

구매예약자 포화로 2분기 입항량 대부분이 인도 배정 완료된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3 / 테슬라
구매예약자 포화로 2분기 입항량 대부분이 인도 배정 완료된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3 / 테슬라
24일 렌터카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 장기렌트 계약을 타진하는 고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장기렌트는 계약시 보증금 등을 납부하고 월 임대료를 지불해 렌터카 기업의 법인 등록 차량을 임대해 이용하는 방식이다. 장기렌트는 연간 주행거리 제한이 있고 옵션과 트림 등을 미리 정해진 차량만 임대할 수 있지만, 계약시 취등록세나 자동차세 지불에 따른 부담이 없고 보험료 등도 기업에 납입하는 월 임대료로 대체할 수 있다.

렌터카 업계 영업일선 한 관계자는 "전기차 장기렌트 관련해서 문의가 다량으로 들어오는 것은 사실이며, 프로모션 런칭 당시부터 인기가 많았던 테슬라는 꾸준히 계약 타진이 들어온다"며 "체감상 전기차 관련 장기렌트 문의는 주당 30~50건 정도이며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차 장기렌트를 타진하는 주된 이유는 보조금 소진과 대기기간 때문이다. 전기차 수요가 높은 서울과 수도권 일부지역은 보조금이 소진됐거나 바닥을 거의 드러냈다. 여기에 전기차 구매자의 포화로 길어진 대기기간 때문에 인도기간을 하반기로 배정받게된 소비자가 많아졌다. 환경부에서 추경에 나서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하반기 보조금 수령은 아직 불투명하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5는 반도체 수급 불안정 여파로 생산 차질이 빚어진다. 일부 계약자는 연내 차량을 받을 수 있을지 조차 불투명하다는 불만을 쏟아낸다. 테슬라의 모델3 롱레인지 등 인기 모델에도 수요자가 한꺼번에 몰리며 인도 시점 예측이 어렵다.

반면, 전기차 장기렌트를 이용하면 빠르면 7~8월쯤 차량을 인도받을 수 있다. 일부 모델의 경우 렌트카 업체가 지자체와 협의해 보조금을 미리 확보해 놓은 경우도 있다. 보조금을 받은 전기차를 렌트할 경우 월 이용료가 인하되는 효과도 있다.

렌터카 업계는 하반기 전기차 보조금이 남아있는 지자체의 보조금을 당겨 쓰는 방안을 지자체와 협의 중이다. 수도권 주요 지역 중 24일 기준 보조금이 상당수 남아있는 지역은 인천과 고양 등에 불과하다.

렌터카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7~8월 프로모션 상품 관련해 장기렌트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지자체와 보조금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테슬라 차량의 경우 상반기에도 300대 예정했던 물량보다 수요가 몰린 적이 있어 렌터카 업체에서 물량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