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의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2021년도 2분기 완성차 시장 수요 회복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인한 생산 중단 이슈와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상황에서 나온 성적표여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양재 사옥 전경 / 이민우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 양재 사옥 전경 / 이민우 기자
22일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2021년 2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올해 2분기 합산매출액은 48조6656억원이다. 2020년도 2분기 합산매출액이었던 33조2278억원과 비교해 146.4% 늘었다.

영업이익은 현대차의 경우 2020년 2분기 대비 219.5% 증가한 1조8860억원을 기록했으며, 기아(1조4872억원)의 증가폭은 924.5%에 달한다. 2020년 2분기 당시 양사의 영업이익은 각각 5903억원과 1452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1조원 이상의 큰 증가 폭이다. 기아의 영업이익은 현대차의 24.5%수준이었지만, 2분기에는 78.8%수준까지 근접했다.

기아 관계자는 "최근의 좋은 손익 등 실적은 북미형 SUV 텔루라이드를 다양한 시장에서 고객의 니즈를 반영해 제품 믹스를 개선했고 판매대수 역시 증가시켰기 때문이다"라며 "생산 측면에서 고정비 절감 등 수익성 향상 중심 운영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기아의 올해 2분기 매출액 대비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는 2020년 2분기 대비 각각 3.5%·3.3%포인트 씩 감소했다.

2021년 2분기 글로벌 판매합산은 현대차 103만1349대·기아 75만4117대로 총 178만5466대를 기록했다. 2020년 2분기 양사의 글로벌 판매 합산은 122만26대로, 올해 2분기 판매수치는 전년대비 146.3%증가해 매출액과 유사한 증가수치를 기록했다.

2분기 글로벌 판매 호조세를 견인한 시장은 유럽과 미국시장이다. 2개 시장 모두 소비심리가 회복되면서 완성차 산업수요가 30%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의 유럽판매(소매기준)는 126.6%증가한 15만8000대를 기록했으며, 기아의 경우 104%증가한 14만1000대를 기록했다. 북미시장의 판매증가율은 현대차가 73.1%증가했으며 기아는 77.7% 증가를 기록했다.

글로벌 판매와 영업이익은 증가했지만 양사 모두 내수시장에서는 고전했다. 현대차의 2021년 2분기 내수 판매는 20만682대로 전년 동기대비 11% 감소했다. 기아도 14만8309대 판매에 그쳐 전년동기대비 8.2%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글로벌 반도체 공급난으로 인해 국내 판매 모델의 생산차질이 발생하면서 벌어진 현상으로, 현대차와 기아 모두 올해 상반기 잦은 생산중단 이슈를 겪었다.

중국시장 경쟁력 확보 역시 지지부진했다. 현대차의 2020년 상반기 실적은 24만5000대였으나 올해 상반기 실적은 18만7000대에 그쳐 23.7%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기아의 상반기 중국시장 실적도 8만대쯤으로 9만4000대쯤을 기록했던 2020년 상반기보다 14.5% 감소한 성적표를 받았다.

중국 자동차 시장의 상반기 산업수요가 2020년 동기 대비 25.1%로 크게 늘었음에도 현대차와 기아 모두 동반상승 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현대차그룹은 2분기 호실적에도 장기적인 숙제가 중국임을 다시 확인하면서 시장 공략에 대한 해결책을 찾아야하는 상황에 놓였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2분기 완성차 시장 산업수요 증가와 제품 수익성 개선 등에 힘입어 실적 고공성장을 마련했지만, 3분기 등 하반기에도 어려운 경영환경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면서 보수적인 경영전망을 내놨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자동차용 반도체 공급부족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어 완전한 정상화에는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며 "일부 품목의 반도체 공급 부족은 3분기까지 이어져 4분기에 점진적인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아 관계자 역시 "반도체 공급 부족은 현재진행형이며 3분기 이후 완화세에도 불구하고 후공정 등으로 인해 엔진 등 각 부품마다 해결 시간이 달라 하반기에 완전히 해소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지속적인 대체소자 확보와 생산 계획 조정등을 통해 생산차질을 최소화하고 반도체 공급이 회복되는 하반기부터 특근 등을 통해 늦춰진 고객 수요를 메워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