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은 현재 호황이다.

코로나 직격탄을 맞은 2020년, 전 세계 경매회사에서 거래된 예술품 규모는 105.7억 달러, 한화로 약 12조3563억 원이었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때 2020년 예술품 낙찰 규모는 약 20.5% 감소했다. 1년 후인 2021년의 미술시장 분위기는 불황이었던 2020년과 확연히 다르다. 2021년 상반기 기준, 미국, 중국, 한국 등에서 낙찰된 예술품은 작년보다 2배 많다. 일반적으로 상반기와 하반기 거래규모가 비슷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2021년 미술 시장의 규모는 2020년 보다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미술시장의 침체와 반등은 거시경제 사이클과 유사하다. 10년 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2009년 전 세계 예술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6% 이상 감소했다. 국내의 예술품 경매시장 거래 총액 또한 전년 대비 46% 감소했다. 그러나 1년 후인 2010년, 전 세계 가장 큰 경매회사 크리스티와 소더비의 낙찰 총액은 5.8억 달러로 전년 대비 100% 성장했다.

경제 불황이 있었던 1970년대와 1990년대에도 미술 시장은 한 차례 침체기를 겪었고, 1~2년 만에 다시 호황이었다.

하지만, 올해 분위기는 이전과 확연히 다르다. 예술품을 구매하고자 하는 수요자가 젊은 층까지 확산되고,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채널이 온라인으로까지 확대되면서, 미술 시장은 이전 수준 이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시장 침체 전 후로 수요자 층과 판매 채널에 대한 변화가 거의 없었던 이전의 경우와 비교한다면 이는 매우 큰 변화이다.

현재 미술 시장의 주요 고객으로 자리 잡고 있는 30~40대는 작품 구매에 있어 매우 적극적이다.

Art Basel 과 UBS가 제공하는 레포트에 따르면 미술품 구매자 중 30~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최근 들어 점점 증가하고 있다. 30~40대를 주 타깃으로 하는 롯데백화점, 신세계면세점 등은 예술품 판매를 주로 하던 기관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전시 및 작품 구매 플랫폼을 선보이며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고 있다.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부분은 판매 채널이 온라인으로 확대됐다는 점이다. 코로나 이전에 주로 오프라인 행사이던 아트페어, 경매가 현재는 온라인 상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 1년간 소더비에서 개최한 온라인 경매도 오프라인 경매 빈도수의 2배가 넘는다. 온라인으로 예술품을 매매하는 플랫폼 수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이를 활용하는 공급자와 수요자 수 또한 점점 증가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수요자 층과 판매 채널에 대한 변화가 거의 없었던 이전과 달리 코로나 전후로 예술품을 구매하는 수요자 층이 30~40대로 확산되고, 예술품 매매가 온라인으로 확장됐다는 점을 봤을 때, 코로나 이후 미술 시장의 규모는 기존 박스 권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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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

박지혜 아트파이낸스그룹(Art Finance Group) 대표는 우베멘토 Art Finance 팀장 역임 후 스타트업 창업자가 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 (재)예술경영지원센터 주관 <미술품 담보대출 보증 지원 사업 계획[안] 연구> 참여 및 아트펀드포럼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저서로는 『미술시장과 경매회사』 (공동집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