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수중 통신망 기술을 활용해 해양 오염을 해저에서 실시간으로 탐지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SK텔레콤은 호서대학교, 한국원자력연구원과 수중 기지국 기반 통신망에 해양 오염 탐지 센서를 연결해 바닷속 오염을 실시간 감시하는 시범 연구를 진행했다고 26일 밝혔다. 해양 문제를 실시간으로 살피고자 수중 기지국을 활용하는 세계 첫 사례다. 기존에는 문제 해역의 바닷물을 채취해 분석해야 했다.

SK텔레콤 직원이 수중데이터 관리 플랫폼에서 오염탐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SK텔레콤
SK텔레콤 직원이 수중데이터 관리 플랫폼에서 오염탐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 SK텔레콤
SK텔레콤은 부산광역시 수영구에 있는 광안대교 인근 4킬로미터(㎞) 전면 해역 수심 약 30미터(m) 지점에서 관련 장비를 설치하고 테스트했다. 광안대교 인근 수중에 있는 기지국과 해양 오염 탐지 센서를 탑재한 수중 센서 노드로 해양 오염을 10분 단위로 측정했다. 센서에서 포착된 해양 오염 정보는 수중 기지국을 거쳐 해상 부이까지 음파 통신으로 전달됐다.

해상 부이에는 수중 통신 모뎀과 해상 통신을 위해 개발한 다중 육상통신망 스위칭 시스템이 탑재돼 있어 최적의 통신망을 선택, 육지에 있는 수중 데이터 관리 플랫폼으로 측정 수치를 전송할 수 있다. 다중 육상통신망 스위칭 시스템은 해양과 육상 다중망 중 해상 통신 환경에 따라 최적의 망을 분별해 육상에 있는 수중데이터 관리 플랫폼 서버와 연동한다.

수중데이터 관리 플랫폼은 단순 측정 수치를 전달할 뿐 아니라 수중 센서와 수중 기지국, 기지국 컨트롤러 위치와 구성, 수온, 염도 등의 정보를 모니터링하며 관리한다. SK텔레콤의 망설계 최적화 솔루션이 연계돼 있어 망 커버리지를 예측하고 수중망에 연동 가능한 해상 영역을 가늠하는 기능을 한다.

SK텔레콤은 이번 연구가 잦은 통신 단절이 발생하는 수중 음파통신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수중 관측 정보를 실시간으로 수집, 분석할 수 있어 대한민국 수중사물인터넷(IoUT) 시대의 핵심 인프라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더했다. 각종 해양 재해와 환경을 감시하면서 수중 로봇 간 통신, 어족 자원 모니터링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SK텔레콤은 국제표준화기구에서 최근 해양·수중 사물인터넷 분야를 국제표준화 과제로 채택한 만큼 이번 연구에 적용된 기술이 2022년 국제표준 기술로 채택될 수도 있다고 본다.

윤형식 SK텔레콤 인프라 운용그룹장은 "SK텔레콤이 보유한 첨단 통신 기술로 대한민국 바다를 안전하게 지키는 데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며 "민관학이 이뤄낸 이번 성과를 시작으로 수중사물인터넷 시대를 선도하면서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한 사회문제 해결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도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수중 기지국 기반의 수중 통신망 핵심 기술을 확보하고자 호서대학교가 주관을 맡았다. SK텔레콤, 한국원자력연구원, 전자기술연구원, 경북대, 중앙대, 인하대, 상명대, 한양대, 국민대 등이 2015년부터 공동으로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