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마존이 11번가를 통해 한국에 상륙했다. 그야말로 국경없는 ‘크로스보더(Cross border)’ e커머스 시장이 활짝 열린 것을 넘어 급성장 중이다.

한국 시장에서만 활동하던 판매자들의 해외진출 속도도 빨라진다. 아마존 중심으로 해외판로를 개척하던 국내 판매자들이 중국과 동남아는 물론 유럽으로 진출 지역을 확장한다.

‘크로스보더 e커머스’는 국경을 초월한 전자상거래를 뜻한다. 서로 다른 나라의 판매자와 소비자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결제하고 해외 배송으로 상품을 주고받는 국제 유통 서비스를 의미한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크로스보더 e커머스 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6800억달러(790조원)에서 해마다 30%씩 성장세를 보였으며,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1조달러(1162조원) 규모에 이르렀다. 시장조사업체 시온 마켓리서치는 크로스보더 e커머스 시장이 2027년 5342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 e커머스 플랫폼 물류창고로 이동 중인 상품 / 큐텐
해외 e커머스 플랫폼 물류창고로 이동 중인 상품 / 큐텐
최근 네이버는 카페24와 1300억원 규모 지분 교환을 통해 글로벌 e커머스 시장 진출에 상호 협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판매자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동시에 판매자들을 네이버 플랫폼에 묶어둔다는 전략이다.

카페24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온라인몰의 국외 매출액은 2240억원으로, 2019년(1513억원) 대비 47.8%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매출 규모도 149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965억원) 대비 54.5% 성장했다.

미국 아마존에 이어 동남아 e커머스에 진출하는 국내 판매자도 증가추세다. ‘동남아의 아마존’이라 평가받는 쇼피(Shopee)에 따르면 2020년 기준 한국 판매자 수는 전년 대비 ‘5배’ 늘었다. ‘9.9’, ‘10.10’ 등 2020년 쇼피에서 진행된 4대 주요 할인전에서 한국 판매자들의 주문건수와 거래액(GMV) 모두 2019년 대비 평균 4배 이상 증가했다. 쇼피는 최근 김포와 동탄에서 운영하고 있는 물류센터를 연말까지 김포의 신규 물류센터로 통합할 계획이다. 국내 판매자들의 판매 성과 증가로 기존 대비 처리 가능 물량을 2.5배 늘리겠다는 것이다.

홈쇼핑 업체 K쇼핑도 최근 중국 e커머스 플랫폼 ‘티몰 글로벌’과, 동남아시아 ‘쇼피’ 플랫폼에 진출한 바 있다. K팝 등 한류문화붐에 편승해 주목받는 뷰티·건강식품을 해외 선보이겠다는 방침이다. 회사는 향후 쇼피파이, 라자다, 큐텐 등 다양한 글로벌 쇼핑 플랫폼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이다.

동남아 e커머스 플랫폼 라자다는 3월 기준 신규 입점 한국 판매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500% 증가했다고 밝힌 바 있다. 라자다에 따르면 K뷰티·K팝 열풍으로 한국 상품 주문량이 3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12배 증가했다. 2020년 ‘11.11’ 할인행사에서 인도네시아와 태국 시장의 한국상품 주문량은 전년 행사 대비 각각 1200%, 300% 신장했다. 회사는 최근 한국어 서비스 전담팀을 구축하는 등 동남아 시장에 진출하는 한국 업체 지원에 나섰다.

쇼핑 플랫폼 큐텐(Qoo10)을 통한 국내 판매자들의 성과도 가시화 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2021 온라인 수출대행 사업’ 참여 업체들의 4~7월 실적은 41억원으로, 지난해 사업 전체 기간 성과인 60억원 대비 68% 이상 실적을 달성했다.

일본지역 판매도 증가세다. 큐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대(對)일본 e커머스 수출 물동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했다. 2019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2.8배(181%)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국내 판매자들의 유럽 e커머스 시장 진출도 빨라지고 있다. 코리아센터는 최근 몰테일 독일 물류센터를 통해 아마존 풀필먼트 대행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를 통해 판매자들은 세관 통관 업무부터 독일 및 유럽연합의 지정 FBA창고 입고를 위한 영내 운송 등 복잡한 업무들을 현지 방문 없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다. 상품을 몰테일 독일 물류센터에도 보관할 수 있어 판매율이 높은 제품의 경우 현지에서 바로 조달해 추가 입고 처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코리아센터 한 관계자는 "사업초기라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기 어렵지만 국내 판매자들의 유럽 e커머스 진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