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윳값 폭등에 식료품 가격 인상 도미노

김형원 기자
입력 2021.09.25 06:00
서울우유는 10월 우윳값을 5.4% 인상한다. 우유업계 1위 서울우유를 따라 매일유업, 남양유업, 빙그레 등도 조만간 우윳값 인상에 동참할 전망이다. 우윳값이 오르면 이를 원재료로 한 요거트와 치즈, 아이스크림 등 식품 가격도 동반 상승한다. 식품업계는 곡물 등 전반적인 원재료 가격 상승에 식료품은 물론 외식 서비스 가격도 도미노처럼 인상될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5개월 연속으로 소비자물가가 2%씩 상승했고 한국전력이 10월부터 전기 사용료를 인상하는데, 우윳값 상승은 국민들의 가계부담을 더욱 키울 전망이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우유상품 / 조선DB
서울우유협동조합은 10월 1일부터 흰 우유(1ℓ) 가격을 5.4%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대형마트 기준 2500원 중반이던 우유 가격은 2700원쯤으로 오른다. 서울우유가 우유제품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2018년 이후 3년 만이다.

서울우유가 우윳값 인상에 나선 배경에는 원유 가격 인상이 있다. 낙농진흥회는 최근 원유 가격을 기존 대비 21원 인상한 리터(ℓ)당 947원에 공급하기로 확정하고 8월부터 원유값을 올렸다. 원유 가격 인상 확정에 따라 1차적으로 우유값은 오를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서울우유·매일유업·남양유업·빙그레 등 국내 주요 우유업체는 낙농진흥법에 따라 계약 낙농가 생산 원유를 전량 구매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품업계는 우유업계 1위 서울우유가 우윳값 인상을 발표한 만큼 매일유업과 남양유업, 빙그레도 유제품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문제는 우유를 원료로 하는 요거트 등 유제품과 커피, 빵 등 2차 가공식품 가격을 밀어올리는 ‘밀크 인플레이션'에 있다.

국내 대형 커피·제빵업체는 당장은 우윳값 인상에 따른 가격 변화는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스타벅스의 경우 우유공급업체와 1년 단위로 계약하고 있어 원유값 상승에 따른 음료 가격 인상은 당장은 없다는 입장이며, 빠리바게뜨 등 제빵업체들은 빵 원가에서 우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만큼 유윳값 인상에 맞춰 빵값을 올리기는 부담스럽다는 의견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우윳값 인상이 곧바로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지 않겠지만, 글로벌 식재료 가격 인상과 맞물리면서 2차 가공식품 가격을 끌어올릴 수 밖에 없는 구조다"며 "식자재와 가공식품 값 상승은 외식 및 점심구독 서비스 요금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외식 물가는 최근 잇따라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8월 외식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8%,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농·축·수산물과 가공식품 등 원재료 가격 인상이 외식 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품목별 상승세를 살펴보면 햄버거(9.2%), 죽(7.6%), 생선회(7.4%) 막걸리(6.5%), 갈비탕(6.2%), 김밥(5.0%), 비빔밥(3.8%), 소고기(3.8%), 볶음밥(3.8%) 값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올랐다. 스테이크(3.4%), 라면(3.4%), 짬뽕(3.3%), 짜장면(3.0%) 값도 큰 폭으로 올랐다.

식료품과 비주류 음료 물가도 8월 기준 전년 대비 5.6%, 전월 대비 2.4% 상승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우유·치즈·계란(10.6%), 육류(8.4%), 빵·곡물(7.3%) 순이다.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는 소비자물가 보다 더 크게 올랐다. 구매 빈도가 높은 품목 141개를 골라 작성하는 생활물가지수는 8월 기준 3.4% 상승세를 나타냈다. 통계청에 자료에 따르면 생활물가지수는 4개월째 3%대 상승률을 이어왔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식품과 유제품 수요가 늘어 매출이 올랐지만, 원재료 상승으로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고 있다"며 "원유값 상승 등 원재료값 인상러시 속에서 식품제조사에게 남겨진 카드는 결국 가격 인상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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