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무의 테크리딩] MZ 세대와 메타버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
입력 2021.10.24 06:00
기술이 세상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기술을 직접 개발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각자의 영역에서 필요한 만큼의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 학생은 미래의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서 그리고 이미 직업을 가진 사람은 각자 직업의 미래를 예상하기 위해서 세상을 바꾸는 기술에 대해서 이해해야만 한다. IT조선은 [이학무의 테크리딩]을 통해서 기술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다지기와 이를 기반으로 필수적인 기술 이해 방법을 제공한다. <편집자주>

종종 MZ세대가 메타버스를 주도할 것이라 이야기한다. MZ세대는 1980년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뜻한다. 이들의 특징은 집단보다는 개인의 행복을, 브랜드보다는 제품의 스토리를 중시한다는 점이다. 특히 취향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해서 ‘플렉스(Flex)’와 명품 소비가 익숙한 세대이다.
출생 시기에 따라 집단적으로 공통적인 특징을 갖는다는 것은 거대한 공통 경험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과거에는 전쟁, 공황,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며 찾아오는 풍요로움 등이 주요한 요인이었다. 하지만 현대에는 기술의 발달로 인한 경험의 차이가 세대의 특징을 만들고 있다. MZ세대는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M세대는 인터넷 중심이고 Z세대는 스마트기기 중심으로 이해할 수 있다. 두 세대가 유사한 특징을 갖지만, Z세대가 더 강화된 모습을 띠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고, 그래서 MZ세대로 통칭하는 것이다.

이들 세대는 인터넷과 스마트기기 덕분에 경험이 풍부해졌다. 특히 동영상의 역할이 컸다. 이제는 직접 가거나 소유하지 않아도 상당한 수준의 이색 경험을 간접체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도의 오지를 여행하고 싶으면, 대신 여행가서 고생을 해주는 유튜브 브이로그를 보면 된다. 8억원, 10억원을 호가하는 롤스로이스를 타보고 싶으면, 대신 타주는 유튜브 리뷰 영상을 보면 된다.

물론, MZ세대가 아니어도 이러한 동영상을 즐긴다. 하지만 인도 여행을 다녀온 것만으로, 롤스로이스를 한 번 본 것만으로 밤새워 자랑 삼아 이야기 하는 것에 익숙한 기성세대는 이러한 동영상이 활성화 됨으로써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줄어 들게 되었다. 동영상이 자신보다 더 많은 이야깃거리를 실감나게 전달해주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이들 세대에게 이러한 동영상은 동반자가 아니라 경쟁자인 모양새 일 수도 있다. 오랜 기간 동안 경험 그 자체에만 가치를 두어왔던 기성세대는 경험에 있어서 더 많고 좋은 내용을 제공하는 매체가 생긴 것이 마냥 좋지만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이와 달리, MZ세대는 동영상으로 얻은 풍부한 경험을 통해 그 이상의 가치를 추구한다. 세계여행 브이로그, 명품, 고급차 리뷰 영상을 접하며 이들 세대는 자신만의 안목을 갖고 개성 있는 스토리를 만들 수 있게 됐다. MZ세대는 제품을 구매하기 전 수없이 많은 리뷰 영상들을 보며, 제품의 역사, 정체성, 유행, 그리고 가격 등의 정보를 조사한다. 그리고 그 제품이 자기 개성에 어떻게 어울리고 자신은 그 제품에 어떻게 녹아 들 수 있는지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든다. 그 스토리가 바로 MZ세대가 만드는 경험 이상의 가치이다. 이들 세대는 비용 대비 자기만족의 크기가 더 중요하다는 ‘가심비’ 소비를 하는데, 자기만족의 중심에는 자신만의 스토리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아이폰이 최초로 출시됐던 2006년에 태어난 내 아들은 모바일 인터넷 시대를 이끈 아이폰과 함께 성장했다는 측면에서 Z세대의 중심에 있다. 내 아들은 스니커즈 매니아인데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는 신발에 대해서는 특별히 더 애착을 갖는다. 예를 들면, ‘카시나’라는 편집샵에서 나이키와 콜라보해서 출시한 ‘카시나 덩크’ 신발을 정말 좋아한다. 본인이 카시나에서 처음으로 당첨되어 구입한 제품이기 때문에, 최초 가격 대비 7배에 달하는 100만원의 호가에도 불구하고 팔 생각이 전혀 없다고 한다. 심지어 가격이 더 오르면 실제로 착용하겠다고 한다. ‘카시나 덩크’의 뛰어난 디자인, 좋은 재질에 ‘가격이 치솟아도 자신은 결코 팔지 않고 갖고 있었다’는 특별한 스토리를 추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자신만의 스토리에 집중하는 성향에서 MZ세대와 메타버스는 궁합이 좋다. 가상공간에서는 나만의 스토리를 마음껏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비단 로블록스, 포트나이트와 같은 게임뿐 아니라, 일상기록(Lifelogging)의 메타버스로도 자신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스냅챗의

Streaks라는 서비스는 친구들과 매일 사진을 주고 받을 때마다 채팅방 목록에 불꽃이 하나씩 늘어난다. 이때 서로 주고 받은 사진은 확인 후 최대 10초 안에 사라지고 불꽃만 남는다. 100일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서로 사진을 주고 받았다면 불꽃 옆에 숫자가 100이 된다. 만약 둘 중 한 명이라도 다시 사진을 보내지 않으면 불꽃은 리셋된다. 이때 친구들이 어디에 있는지 수시로 확인할 수도 있다. 여기에 VR/AR 기술이 접목되면 더 다양한 활동과 스토리를 가상공간에서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어찌 보면 이들 세대에게 메타버스는 무엇인지 이해하려 노력할 필요도 없이 이미 익숙한 것일 수 있다. MZ세대에게 메타버스는 현재진행형이고 그들의 성장과 함께 메타버스의 성장도 이미 정해진 것으로 보인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통신서비스 애널리스트 leehakmoo@gmail.com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학무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는 반도체, 핸드폰, 디스플레이 등 IT 산업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까지 다수의 성장산업을 분석한 신성장 산업 분석 전문가다. 공학을 전공하고 비즈니스를 20년간 분석한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끄는(lead) 기술 읽기(read)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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