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규제 벼랑 끝 몰린 경유차…대안은 디젤 하이브리드

이민우 기자
입력 2021.10.27 06:00
디젤 엔진을 쓰는 경유차가 저탄소·친환경 정책 영향으로 벼랑 끝에 몰렸다. 디젤 하이브리드를 동앗줄로 잡았다.

경유차는 세계적으로 대기오염물질 발생 주범으로 지목된다. 유로6 (유럽 배출가스 기준) 등 강도 높은 규제로 존속 위기에 처했다. 길 위를 달리는 경유차 역시 친환경 전환을 강제받는다.

완성차 업계는 대응 카드로 디젤 하이브리드를 꺼낸다. 과거 디젤 하이브리드는 설계 면적 부족 등 문제로 개발 의지가 크지 않았는데, 최근 친환경 이슈에 따라 힘을 받는다. 국내 완성차 업계도 최근 국토부 연구개발과제를 토대로 소형 경유 트럭에 적용할 수 있는 디젤 하이브리드 개조 기술 보급을 추진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연구개발한 하이브리드 개조 기술 적용 친환경 디젤 트럭 실증 모습 / 한국과학기술원
2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종료된 국토교통부 연구개발(R&D)과제 ‘택배차량용 디젤 트럭의 하이브리드 개조기술 개발 및 실용화 연구’는 2022년부터 실질적인 상용화 준비 단계에 들어간다. 연구개발된 기술을 통해 1톤 내외 소형 경유 트럭에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설치한다. 디젤 엔진과 전기모터·배터리를 동시에 동력원으로 쓰는 방식이가.

개발된 하이브리드 개조기술을 적용한 경유 트럭은 기존 대비 7.1~20.1%의 연비 개선 효과를 가진다. 도심지 등 단거리 연비 개선 효과는 25%로 상당하다. 개조 경유 트럭은 전기모터·배터리로 단거리 운행시 연료 소모를 줄여 연비를 향상시켰는데, 소형 경유 트럭이 생계형으로 이용돼 급정거·단거리 운행이 많은만큼 적용시 효과가 기대된다.

IT조선은 국내연구진이 기술 개발 초기 개선이 필요했던 트럭 적재함내 적재공간 부족 문제도 최근 해결한 것을 확인했다.

초기 개조기술은 적재함에 배터리와 인버터·컨버터 등을 위치시켰다. 이 때문에 차량 적재공간이 부족했다. 연구진은 부품 위치를 최적화해 적재함 내 공간을 최대한 확보하도록 했다. 현재 검증절차를 밟는 중이다.

장기태 한국과학기술원 부교수는 "기존에 디젤 경유 트럭 등에 탑재됐던 배출가스 저감 장치의 경우 값이 비싼데다, 출력도 저하시키는 불만 등이 있었다"며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투입한 디젤 하이브리드 개조 기술의 경우 500만원쯤으로 연비를 향상시키는 등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 기술을 적용한 랜드로버의 인제니움 디젤 엔진 / 랜드로버
디젤 하이브리드는 가솔린 하이브리드보다 적용 사례가 적었다. 디젤 엔진은 가솔린 엔진 대비 커 설계상 전기모터·배터리 등 하이브리드 구동계 삽입의 어려움을 초래했다. 과거 하이브리드 기술은 친환경보다 연비 향상을 중점으로 둔 만큼, 이미 우수한 연비를 가졌던 경유차에 하이브리드를 적용할 필요성도 낮았다.

하지만 최근 친환경 추세가 경유차에 디젤 엔진과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혼합하는 시도를 늘렸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가 특히 최근 디젤 규제를 지키는 중요 카드로 쓰인다. 랜드로버와 BMW 등 유럽 완성차 업체가 신형 경유차 모델에서 순수 디젤 엔진 대신 디젤·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혼합한 엔진을 적용한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전기모터로 직접 바퀴를 구동할 수는 없다. 대신 엔진을 보조해 연비 상승·배출가스 저감을 돕는다. 48V 저전압 시스템인만큼, 150V이상 고전압인 풀 하이브리드(전동모터로 구동이 가능) 대비 설계에 필요한 면적과 비용도 낮다. 덕분에 디젤 엔진과 경유차에도 상대적으로 쉽게 적용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명가로 불리는 토요타도 디젤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와 함께 토요타 랜드크루저 같은 오프로드 차량과 디젤 연료 비중이 여전히 높은 상용차 부문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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