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에서는 회화작품의 역대 경매 거래 데이터 분석결과를 공유하려 한다.

회화는 1998년부터 2021년까지 총 2106명의 작가의 24614작품이 30439회에 걸쳐 경매에 출품됐다. 이는 지난 21년간 약 5825회의 재거래가 시도됐음을 시사한다. 이전 칼럼에서 논의했던 서예작품의 경우 총 407명의 작가의 1811작품이 2012회에 걸쳐 경매에 출품됐고, 1998년부터 2021년까지 총 371명의 작가의 1743작품이 1970회에 걸쳐 경매에 출품되었음을 감안하면 압도적으로 많은 회화작품들이 거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8년부터 2021년까지 거래된 회화들의 낙찰가 평균은 약 6200만원이었고 가장 비싸게 거래된 작품은 2008년 10월 7일 그랜드 하얏트 홍콩에서 열린 서울옥션의 ‘홍콩세일’에서 약 100억7000만원에 거래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판화판, 거울, 과일 담긴 그릇의 정물화’이다.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미국 팝 아티스트로 1950년대 말 추상표현주의의 영향을 받았지만 1961년 만화 캐릭터와 상업적 이미지를 그리기 시작했다. 일상용품의 광고 이미지와 만화의 일부분을 확대해, 두꺼운 검은 윤곽선들과 역동적인 구성으로 표현한 것이 작품의 특징이라고 한다.

다음 표는 회화작품들의 연간 총 낙찰액 추이를 나타낸다.


./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위 표를 보면 회화작품들은 2007년, 2015년, 2016년, 2017년, 2018년에 총 낙찰액이 높았던 것을 알 수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낙찰가가 가장 높은 작품이 2008년에 거래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008년에는 낙찰액이 폭락했다. 2008년 금융위기 때문인데, 이는 미술품 경매시장이 거시경제상황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경매 전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최대 추정가와 최소 추정가가 발표되며 최대 추정가와 최소 추정가의 차이가 클수록 작품의 가치에 대한 예측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컨센서스 밴드의 크기는 전문가들이 판단한 작품 가치의 불확실성의 정도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다음 표는 회화 작품들의 컨센서스 밴드 추이를 나타낸다.

./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같은 기간 동안 최대 추정가를 최소 추정가로 나눈 컨센서스 밴드는 1.21에서 1.72 사이에서 변화했고 1999년부터 지속적으로 우상향하고 있다. 이는 전문가들의 회화작품에 대한 낙찰가 예측에 대한 불확실성이 2013년부터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회화작품 경매의 경우 총 3만439건의 경매 중 46.89%인 1만4285건이 최대 추정가와 최소 추정가 사이에서 낙찰됐고 53.11%인 1만6179건의 경매가 유찰되거나 추정가 범위 밖에서 낙찰됐다.

이번 칼럼에서는 회화작품의 경매데이터를 이용해 예술품 거래 데이터 분석이 어떻게 이뤄지고 어떠한 의미를 갖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앞으로도 칼럼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논의하도록 하겠다.

이번 칼럼을 위한 데이터 분석과 해석을 도와준 아트파이낸스 그룹의 데이터분석 담당, 류지예 팀장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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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