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스1 니켈’ 확보에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 달렸다

이민우 기자
입력 2021.10.28 06:00
전기차 주행거리 증가를 위해 하이니켈 등 고용량·고출력 배터리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배터리 용량 증가의 핵심재료인 ‘클래스(Class) 1’ 니켈 확보전이 치열하다. 클래스 1 니켈은 고순도 니켈로 배터리 양극제를 생산할 때 쓴다. 양극재에 투입된 니켈 비중이 높을 수록 고용량을 가진 배터리를 제작할 수 있다.

클래스 1 니켈 생산량은 상대적으로 낮은 순도를 가진 클래스 2 니켈보다 적다. 최근 전기차가 완성차 시장의 대세로 부상하면서 제련, 완성차, 배터리 기업의 클래스 1 니켈 수요가 급증했다. 각 기업들은 니켈 공급 부족을 우려해 안정적인 클래스 1 니켈 공급망 확보와 대체 방안 발굴을 모색한다.

르노그룹과 전기차 배터리용 황산니켈 공급계약을 맺은 테라페임의 배터리 화학 공장 / 테라페임
27일 완성차·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전기차 수요 급증에 따라 전기차 배터리 생산도 늘어나면서 핵심원료인 클래스 1 니켈의 가치가 상승했고 일부에선 품귀 현상도 발생한다. 클래스 1 니켈은 순도 99% 이상의 니켈인데, 전기차용 배터리 양극재에 투입되는 황산니켈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순도가 낮은 클래스 2 니켈 대비 생산량이 적은데, 전체 니켈 생산량의 10%를 밑돈다.

짧은 전기차 주행거리를 증가시키기 위해 고용량 배터리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클래스 1 니켈의 수요는 더 늘었다. 배터리 양극재에 투입되는 황산니켈 비중이 높을수록 고용량 배터리를 만들 수 있어서다. LG에너지솔루션 등 글로벌 배터리 기업은 양극재 내 니켈 비중을 90%가까이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 개발에 몰두 중이다.

하이니켈 배터리 등 배터리 1개 당 투입되는 니켈의 양 증가는 안정적인 클래스 1 니켈과 황산니켈 공급의 중요성을 키웠다. 배터리 기업은 물론 완성차·제련 기업들도 니켈 산지 투자·클래스 1 니켈 광산 소유 기업과의 MOU 등으로 발빠르게 공급망 구축에 나섰다.

르노그룹은 10월 핀란드 국영기업 테라페임과 연간 15GWh 수준의 전기차 배터리용 황산니켈 공급계약을 맺었다. 테라페임은 핀란드 소카모에 위치한 클래스 1 니켈 광산을 소유하고 있다. 자체 광산을 소유한 기업과 공급계약을 맺은만큼, 전기차 배터리 원료 공급 안정화에 성공한 셈이다.

국내 기업도 클래스 1 니켈 배터리 확보를 위해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비철금속기업 고려아연은 최근 최윤범 고려아연 부회장을 필두로 유럽에서 클래스 1 니켈 등 주요 원자재 확보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고려아연은 LG화학의 투자를 받은 황산니켈 제조기업 켐코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클래스 1 니켈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낮은 순도의 클래스 2 니켈을 활용하려는 움직임도 생겼다. 인도네시아는 글로벌 니켈 매장량의 25%쯤을 보유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클래스 2 니켈이다. 정부차원에서 매장 니켈을 전기차 배터리 원료로 활용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LG에너지솔루션 등 글로벌 기업 유치로 배터리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다만 업계는 클래스 2 니켈로는 황산니켈 등의 생산은 아직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순도가 낮은 탓에 클래스 1 니켈 대비 공정이 복잡한데다 유독가스와 탄소배출이 많아 ESF 경영 측면에서도 단점이 많다는 것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클래스 2 니켈로 클래스 1 니켈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대부분 건식 제련 등을 사용해 탄소배출이 많다"며 "니켈 제련 과정 등에서 탄소배출이 많아지면, 원료를 공급받는 배터리·완성차 기업의 환경규제부담도 커 추가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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