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네이버를 어떻게 견제해야 할까

이은주 기자
입력 2021.10.28 06:00
"온라인플랫폼 공정화법이 플랫폼 규제의 핵심 화두처럼 부상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규율은 심사지침을 통해 다뤄진다. 그 점이 언론에 부각되지 않아 안타깝다."

"네이버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자기사업 우대 규제 동향에 매우 관심이 많다고 알고 있다. 이 부분이 어떻게 정의되고, 규정되는가에 따라 네이버 사업이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에 대한 기획시리즈 ‘네이버 독점 대해부' 취재 전후로 공정위 관계자, 공정거래법 전문가, IT업계 임원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다. 미국과 유럽 정부에서 빅테크 기업 규제안이 본격화된 가운데, 국내에서도 공정위를 중심으로 심사지침 등 개정을 통해서 새로운 규제의 룰 도입이 임박한 상황이다. 국내 대표 빅테크인 네이버는 공정위가 자사우대 규제를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규정할지에 높은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취재를 해보니 네이버는 빅테크의 불공정한 확장 행위로 지목되는 자기사업 우대, 데이터 독점, 시장지배력 전이 문제에 모두 해당된다. 네이버는 이용자가 자발적으로 생산해 제공한 지식iN, 블로그 등 콘텐츠를 매우 영리하게 이용해 검색 질을 높이며 성장했다. 그렇게 확보한 시장 영향력을 이용해 쇼핑·부동산·웹툰·금융·클라우드·음악·게임 등 각종 사업 곳곳에 진출했고 해당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여왔다.

특히 네이버식 지배력 확장의 핵심수단은 ‘자기사업 우대'다. 네이버는 검색 결과물과 노출 결과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능력을 활용해, 자신의 브랜드 사업을 은근히 눈에 띄도록 배치해왔다. 플랫폼 시장의 생태계를 관리하는 ‘심판'인 네이버가 ‘선수'로 뛰면서 편향 대우를 해온 것이다.

자사우대는 잠재적 경쟁자의 시장 신규 진입 의지를 꺾고 시장 경쟁을 제한할 수 있어서 문제다. 지배력이 인접시장으로 손쉽게 전이될 수 있다. 해당 시장 전문업체가 있더라도 빅테크가 시장 확장을 통해 손쉽게 진출해 그 시장의 강자가 되어버린다. 기존 전문업체는 네이버와 경쟁이 되지 않는다. 신생 업체는 두말할 필요가 없다. 네이버의 시장지배력 전이로 시장 경쟁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문제는 독점력 확장으로 인한 갑질이다. 검색 사업 이후 진출한 각 시장에서 벌어진 네이버의 갑질 문제도 취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예컨대 네이버 웹툰은 올해 국정감사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문제가 부각되면서 화두가 되지 못했지만, 자사의 노블코믹스 제작 과정에서 저렴한 값에 매절 계약을 추진하고 요구해 왔다는 주장이 확인됐다.

또 네이버의 커머스는 소상공인에 혜택이 크다는 이야기가 부각돼 왔지만, 한꺼풀 들춰보면 수수료 문제 등으로 고민과 시름이 깊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네이버 같은 빅테크에 대한 규제 도입은 절실해 보인다.

취재를 하면서 정리한 기자의 견해는 이렇다. 우선은 네이버가 검색시장에서 중요한 심판의 역할을 하고 있는 한 콘텐츠 노출을 차별하지 못하도록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 공정위는 알고리즘 중립성 의무를 고민해 왔다지만 현실적으로 구현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립과 공정의 개념 정의가 모호한 게 문제다. 정의가 모호해지면 빅테크가 반박할 여지도 커진다. 공정위 규제에 네이버가 반박하고 소송을 통해 논리 싸움을 벌이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개인적으로는 윤경수 가천대학교 교수가 제시한 콘텐츠 노출 결과의 비편향성 의무를 빅테크에 부여하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우선은 네이버가 진출한 사업들의 검색 결과만을 놓고, 그 편향성을 제거해야 할 의무를 지워야 한다. 공정한 심판의 역할을 촉구하면 자사우대를 통한 지배력 전이 상황을 조금이라도 견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근본적 대안은 구조분리라고 생각한다. 경쟁제한이 될 수 있는 여지 자체를 없애는 것이다. 문제는 그 수위다. 네이버를 상대로 검색사업 외에 부수적 사업을 모두 접어야한다고 요구하는 강경한 목소리는 실현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소비자는 네이버 덕분에 이전보다 편리한 서비스를 누리고 있기 때문이다.

가장 시급하고 선행되어야 할 건 특정 빅테크의 성장 경로와 영업방식을 샅샅이 살펴보고, 영업행위의 경쟁제한성을 면밀히 따져보는 확실한 연구다. 현장에서 다양한 경쟁법 전문가를 만났지만 이들은 대부분 네이버 같은 주요 빅테크만을 면밀히 따져 살피고, 시장 경쟁 제한성을 분석한 연구가 부족하다고 봤다. 앞서 지난 6월 미국 하원을 통과한 빅테크 규제 패키지법안 5개는, 앞서 리나 칸 FTC위원장이 참여해 연구한 수백쪽짜리 연구 보고서의 분석이 선행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우선은 우리나라에서도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들에 대한 연구결과물이 만들어지길 바란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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