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예상 내년 친환경차 정책, LPG예산삭감·충전구역 의무

이민우 기자
입력 2021.12.29 06:00
2022년 시행될 친환경차 정책으로 혼란이 예상된다. 2020년 그린 뉴딜 정책 발표를 통해 약속됐던 LPG 화물차 신차구입 지원 사업이 크게 축소된 채로 확정된데다, 기축 건물에도 전기차 충전 구역 의무를 부과하는 정책이 시행되면서 전기차주와 내연차주 간 주차 갈등도 커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LPG 화물차 신차구입 지원 사업 규모가 줄어들면서, 당초 그린 뉴딜 정책을 믿고 관련 설비를 증설했던 LPG 화물차 부품 기업과 소상공인들은 걱정이 앞선다. 기축 건물의 전기차 충전 구역 의무 설치에 대해서는 충전 구역 확대도 좋지만, 기초자치단체의 전기차 충전 방해 행위 단속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환경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LPG 화물차 신차구입 지원사업 / 환경부
환경부는 12월 국회에서 의결된 2022년 예산안을 발표했다. LPG 화물차 구매보조금 예산은 2021년 800억원(2만대, 대당 400만원)에서 300억원(1만5000대, 대당 200만원)으로 크게 줄었다. 불과 1년 만에 60%이상의 예산이 삼각됐다. 2021년 6월쯤 환경부에서 계획했던 예산이 그대로 반영됐다.

당초 정부안은 환경부의 예산 계획보다 완화됐던 600억원(2만대, 대당 300만원) 규모였다. 정부안 심의 과정에서 감액과 증액 등 갖은 의견이 오갔는데, 환경부에서 먼저 스스로 감액을 요청했다. 환경부는 LPG 화물차의 온실가스 배출이 경유 화물차와 큰 차이가 없고 LPG 화물차의 저렴한 가격을 이유로 삼았다.

하지만, 2020년 발표된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의 LPG 화물차 지원을 믿고 설비를 증설한 LPG 화물차 부품 기업 등은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중소기업중앙회와 소기업소상공인연합회 등도 생계와 연관된 LPG 화물차 구매보조금 축소에 대해 우려한다.

LPG업계 한 관계자는 "LPG 화물차 구매보조금 정부안은 용달협회나 소상공인협회 등 관련 업계의 건의로 기존보다 완화된 내용을 도출했었는데, 결과적으로는 기존 안 대로 결정됐다"며 "전기화물차만으로는 경유화물차의 수요를 다 감당할 수 없다. LPG 화물차가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하고, 현장에서 생계형으로 사용하는 업자들의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특별시 내 아파트에 마련된 전기차 충전 구역 / 이민우 기자
기축 건물 내 전기차 충전 설치에 따른 잡음도 예상된다. 2022년 1월 28일부터는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시행된다. 현재는 신축 건물만 전기차 충전 구역을 의무적으로 설치하지만, 개정령안부터는 100면 이상 주차구역을 보유한 기축 건물도 총 주차면수의 2%를 전기차 충전 구역으로 할당해야 한다.

일부 운전자들은 내년 초 개정령안 시행부터 불거질 주차갈등 문제를 걱정한다. 현재 아파트 등 다세대 주택 등에서 전기차 충전 구역을 놓고, 내연차주와 전기차주 간 갈등이 심심치 않다. 수도권 등은 주차구역이 부족한데, 의무 할당되는 전기차 충전 구역을 놓고 갑론을박이 심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충전 구역 확대는 점진적으로 진행해 충돌은 줄이고, 충전 방해 행위 단속의 효율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성태 전기차사용자협회장은 "충전기 구역 갈등은 상호간의 공존과 소통이 필요하다. 2300만이 넘는 내연차와 달리 전기차는 이제야 23만대가 보급됐다"며 "전기차가 50만대는 넘어야 사회적인 합의가 대두될 수 있다. 협회도 무조건적인 전기차의 영역 확장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혜택 안에서 올바른 충전 구역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바라는 것은 충전 방해 행위에 대한 단속의 효율성과 정확성 향상이다. 1월 28일부로 개정되는 시행령에서는 기초자치단체로 단속 권한이 넘어온다"며 "기초지자체는 충전 방해 행위에 대한 감독을 할 수 없어, 과태료 등을 부과하지 못하는 등 계도가 힘들었는데 이에 대한 실효성을 증진해달라는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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