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집과학] 우리가 먹는 고기가 지구를 굽는다고?

이민우 기자
입력 2022.02.05 08:15
‘옆집 과학’은 우리 주변과 옆집 등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친근하고 다양한 현상에 담긴 과학 원리를 소개합니다.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일상 속에 숨겨진 과학은 무엇인지 알려드립니다. <편집자주>

글로벌 산업에서 최근 오르내리는 공동화두는 ‘탄소저감'이다.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 등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광물과 자동차 등 탄소배출의 주요원인으로 지목되는 산업의 기업부터 빠르게 전기차와 친환경 공정 개발 등에 나서며 ESG 경영에 힘쓰는 추세다.

호주 축산 농장 전경 / 호주축산공사
주로 탄소배출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분야가 2차 산업과 3차 산업에 몰려있는 것 같지만, 1차 산업이 탄소배출에 차지하는 비중도 만만치 않다. 특히 소와 돼지 등을 기르는 축산업의 비중은 상당히 높다. 가축의 분뇨 등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가 원인이다.

세계인의 육류소비는 계속해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메탄가스와 탄소배출은 지금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OECD-FAO 2021 농업전망 보고서를 보면, 세계 육류 소비량은 2018~2020년 기간 평균보다 2030년까지 14%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2013년 보고서에서도 축산업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이 지구 전체의 14.5%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의 식탁에서 고기를 맛있게 구우면 구울수록 지구도 함께 구워지는 셈이다. 최근 양돈업계 등에서 ESG 경영을 시사하며 탄소배출 저감을 외치고, 글로벌 산업에서 대체육 등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이유다.

콩으로 만든 대체육 고기 / 조선DB
축산업에서 이렇게 많은 양의 탄소배출이 발생하는 이유는 가축인 소나 염소, 양 등 초식동물의 소화 특성과도 관련이 깊다. 초식동물은 풀 등을 주식으로 하는 만큼, 장이 길고 여러개 위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첫 번째 위이자 혹위라고 부르는 부르는 곳은 처음 풀을 먹고 난 뒤 저장하는 곳인데, 되새김질 전 목초류의 질긴 섬유질을 발효해 분해하는 과정을 거친다.

해당 발효 과정에서는 박테리아 등을 비롯한 미생물이 활동하는 데 이들이 섬유질 등 목초류의 구성 성분을 분해하는 과정에서 메탄이 발생하게 된다. 혹위에서 발생한 메탄은 초식동물에서 배출돼 대기 중에 유입되고, 상공으로 올라가 온실효과를 만든다.

메탄의 경우 대기중에서 서서히 자연분해돼 축적력은 낮지만, 온실효과가 이산화탄소의 21배(교토의정서 기준)에 달할정도로 강력하다.

대기중 메탄 농도는 이산화탄소의 200분의 1정도지만, 2021년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제 6차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지구온난화 비중의 30%를 차지하며 기온을 0.5℃ 상승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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