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사모펀드 KCGI가 제안한 안건들이 모두 부결됐다.

한진칼은 23일 서울 중구 한진빌딩에서 제9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KCGI 산하 펀드인 그레이스홀딩스가 주주 제안한 ▲서윤석 이화여대 교수 사외이사 선임 ▲주주총회 전자투표 도입 ▲이사 자격 기준 강화 등 안건이 부결됐다.

한진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주인기, 주순식 사외이사 선임의 건은 과반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가결됐다.

한진칼 제9기 정기주주총회 / 한진칼
한진칼 제9기 정기주주총회 / 한진칼
관련업계에서는 이번 주주총회의 결과는 이미 예상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이 KCGI보다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조 회장의 우호 지분은 조 회장 등 특수관계인과 델타항공 등 32.08% 수준이다. 캐스팅보트로 평가받던 산업은행까지 조 회장의 손을 들어줘 우호지분은 42.66%로 늘어났다.

반면 KCGI의 우호 지분은 그레이스홀딩스, 반도건설의 자회사 대호개발, 조현아 전 부사장 등 36.49%다.

표 대결에서 완승을 거둔 조 회장은 2022년을 메가캐리어의 원년으로 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석태수 한진칼 대표이사가 대독한 인사말을 통해 "대한민국 항공업계를 성공적으로 재편하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양사가 물리적 결합을 넘어 하나된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노력하겠다"며 "위드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선제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고 수익성 중심의 그룹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해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기회를 창출하고 재도약하는 계기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