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430억달러(52조8685억원)에 트위터를 인수한 후 상장 폐지하겠다고 선언하자 트위터 이사회가 경영권 방어전에 나섰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상에서 여론전을 펼치며 이사회와 맞서는 상황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IT조선 DB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 IT조선 DB
일론 머스크 CEO는 16일(이하 현지시각)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서 "잭(트위터 창업자)이 떠나면서 트위터는 (자사의) 주식을 거의 소유하지 않는다"며 "객관적으로 봤을 때 이사회의 경제적인 이익은 주주와 일치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머스크 CEO의 발언은 트위터 이사회가 포이즌 필(Poison Pill)을 가동한 것을 두고 나왔다. 한 트위터 사용자가 트위터 이사회의 이같은 행보가 주주 이익에 위배되며 이사회 과실로 볼 수 있지 않냐고 질문한 데 따른 답변이다.

포이즌 필은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에 속한다. 적대적 인수·합병(M&A)이나 경영권 침해 시도가 발생할 때 기존 주주에게 시가보다 싼 가격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도록 미리 권리(콜옵션)를 부여하는 제도다. M&A 대상이 된 기업이 신주를 대규모로 발행하는 행위도 포함한다.

트위터 이사회는 전날 만장일치로 포이즌 필을 채택했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 지분 100%를 주당 54.20달러(6만6638원)로 계산, 총 430억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결정이다. 머스크 CEO가 추가적인 지분 확보로 트위터를 인수하려는 것을 막으려는데 목적이 있다. 머스크 CEO는 트위터 지분 9.2%를 소유하고 있다.

머스크 CEO는 이같은 이사회 방어에 트위터 여론전으로 응하고 있다. 트위터에서 다수 사용자와 의견을 나누며 자신의 트위터 인수 시도를 옹호하는 식이다. 머스크 CEO는 15일 트위터 인수와 관련해 사용자 찬반 투표를 진행하기도 했다. 285만9034명이 참여한 결과, 인수를 찬성하는 의견이 83.5%로 나타났다.

머스크 CEO가 트위터를 인수하려는 배경은 표현의 자유다. 자유 민주주의를 가능케 하는 필수 요건이 표현의 자유인 상황에서 트위터가 폭력, 혐오 등의 표현이 있는 게시물을 제한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머스크CEO는 트위터를 인수하면 트위터를 비상장사로 만들겠다고 밝힌 상태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