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배당 고수 대신증권...자본확충 뒤처져 성장 정체 우려

김민아 기자
입력 2022.05.26 12:00
대신증권이 주주친화 정책의 일환으로 높은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지만, 이것이 되레 자본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너일가만 두둑한 배당금을 챙기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왼쪽)과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별도기준 대신증권의 자기자본은 1조990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9104억원) 대비 4.2% 증가하면서 전체 증권사 중 10위를 기록했다. 한 때 사이보스라는 프로그램으로 온라인 거래 부문 압도적 1위를 차지했던 증권사라 하기에는 격세지감이 있다.

그나마 10위권에서 탈락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이 있다. 11위인 한화투자증권의 자본 규모가 1조8735억원으로 양사간 차이가 1000억원 안팎으로 줄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1분기 1조3045억원 수준이었던 자기자본을 43.6%나 늘렸다.

반면 9위와의 격차는 확대됐다. 자기자본 규모 9위 증권사인 키움증권은 같은 기간 3조8604억원의 자기자본을 기록, 전년 동기(2조7288억원) 대비 41.5% 증가했다. 대신증권과의 격차는 8000억원대에서 1조8700억원으로 2배 넘게 벌어졌다.

자본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많아지는 증권업 특성상 자기자본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주요 지표다. 이 때문에 주요 증권사들은 앞다투어 자본 확충을 진행했다. 2017년 대비 작년 말 자기자본은 키움증권이 171.3% 늘며 가장 큰 증가폭을 보였고 하나금융투자(166.4%), 메리츠증권(53.1%), 신한금융투자(52.5%), 한국투자증권(49.1%), 삼성증권(35.4%), NH투자증권(34%), 미래에셋증권(29.4%), KB증권(25.1%) 순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대신증권은 18%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일각에서는 대신증권의 고배당 정책이 자본 확충을 막는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신증권은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보통주 1주당 1400원, 우선주 1450원, 2우선주 1400원의 배당안을 확정했다. 총 배당금은 944억원 규모로 24년 연속 현금배당이다. 전년 1200원(보통주 기준)에서 200원 늘었으며 총 금액은 전년(804억원) 대비 17.4% 증가했다. 배당성향은 별도실적 기준 52.8%였다.

배당안이 확정되면서 오너일가가 받아가는 배당금도 두둑했다.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은 17억원, 양홍석 대신증권 부회장은 약 70억원을 각각 수령했다. 2017년 이후 지난해 회계연도까지 오너일가가 챙긴 배당금은 2017년 27억원, 2018년 30억원, 2019년 50억원, 2020년 69억원, 2021년 87억원 등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배당성향이 타사 대비 높은 수준으로 이익 누적을 통한 자기자본 확대가 제한적"이라며 "사업다각화를 위해 IB영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우발부채 증가 및 이에 수반한 자본완충력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본력이 영업경쟁력으로 이어지는 증권업권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적절한 수준의 자본완충력 관리를 통해 이익창출능력 개선이 이뤄지는지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증자를 통한 자본확충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며 "영업 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이익 중 배당을 하고 남은 잔액을 유보해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작년과 재작년은 코로나19에 따른 주가 급락 보상 차원과 라임펀드 배상 관련 충당금을 적립하면서 일시적으로 배당성향이 높았던 것"이라며 "별도 재무재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30~40%를 배당재원으로 활용한다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면서 주주환원과 자본확충의 밸런스를 맞춰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아 기자 j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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