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PD-1저해제 계열 면역항암제 중 가장 많은 처방을 기록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최근 유럽에서 유방암 치료에 대한 사용까지 허가되면서 시장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내달 개최될 ‘2022 미국 임상종양학회(ASCO) 연례 학술대회’에서도 키트루다 관련 임상 데이터가 쏟아져 나올 예정이라, 또다른 암종에 대응할 새로운 치료옵션을 제시할지 여부도 주목된다.

PD-1저해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 MSD
PD-1저해제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 / MSD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MSD(미국 머크)가 유럽집행위원회(EC)로부터 재발 위험이 높은 국소 진행성 또는 초기 고위험군 삼중음성유방암(TNBC) 1차 치료에 키트루다 사용을 승인 받았다. 이번 허가는 삼중음성유방암에 대한 유럽에서 처음 허가된 ‘면역항암제(키트루다+화학요법)’ 요법이다.

EC가 승인한 내용으로는 재발 위험이 높은 국소 진행성 또는 초기 단계 TNBC 고위험군에서 ‘수술 전(Neoadjuvant) 요법’으로 키트루다+항암화학요법 병용, 수술 후 보조 요법(adjuvant)으로 키트루다 단독 사용 등이다.

TNBC는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gr), 표적치료제에 모두 음성을 나타내 삼중음성 유방암으로 불린다. 전세계적으로 연간 100만명이 유방암으로 진단받고, 이중 17만명이 TNBC인 것으로 보고된다. TNBC 환자 15%는 암 진행 3~4기에 해당한다. 특히 조기(1~2기) 치료받는 환자 절반이 1~2년 내 재발을 경험할 만큼 질병 진행이 빠르고, 전체 생존기간마저 짧아 악성 종양으로 평가받는다.

MSD는 지난해부터 항암화학요법을 받지 않았으며, 복합양성점수(CPS) 10점(PD-L1 발현율 10%) 이상인 성인을 대상으로 ‘TNBC 재발로 수술이 불가’하거나 ‘전이성인 환자’의 1차 치료에 키트루다+화학요법 병용을 제안해 왔다.

이번 치료 승인으로 EU회원 27국에서 TNBC 1차 치료 전략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앞으로 키트루다+세포독성항암제 병용으로 수술 효과를 높이거나, 수술 후 재발 또는 사망 위험을 낮추기 위한 항암 치료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6월 3일부터 7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시카고에서열리는 ASCO 연례 학술대회에서 MSD가 키트루다에 대한 무더기 임상 데이터 공개를 예고해 업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초기 폐암 치료와 관련된 연구가 주목될 전망이다. 해당 연구(KEYNOTE-091)는 1B-3A기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수술 후 보조 항암화학요법 사용과 무관하게 보조요법으로서 키트루다 효과를 위약과 비교 평가한 임상 3상 연구다.

1차 유효성 평가지표는 전체 환자의 무질병 생존율(DFS)과 PD-L1 발현 양성 환자의 무질병 생존율로 이중 설계됐다. 연구 결과, 수술 절제 후 보조요법으로 키트루다를 투여한 결과, 1B-3A기에 있는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무질병 생존율을 위약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했다.

현재 키트루다는 폐암 말기로 볼 수 있는 4기 전이성 환자의 치료에 사용되는데, 조기 암에서도 효과적인 결과가 보고됐다. 단, 이 연구에서 또다른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PD-L1 양성 환자의 무질병 생존율은 위약 대비 개선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MSD는 계속 분석을 이어갈 방침이다.

이밖에도 MSD는 이번 ASCO에서 키트루다를 비롯해 ▲웰리렉(성분명 벨주티판) ▲아스트라제네카와 공동 개발한 린파자(성분명 올라파립) ▲에자이와 공동 개발한 렌비마(성분명 렌바티닙) 등 다양한 항암제의 새로운 연구 결과와 업데이트된 데이터를 공개한다.

의료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에서도 호지킨림프종 급여와 더불어 요로상피암(방광암) 관련 급여 확대가 긍정적으로 논의될 만큼 키트루다의 영향력이 커져가고 있다"며 "이번 ASCO 이후 MSD는 키트루다 적응증 확대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