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올 여름 폭염이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열사병 등 온열질환 환자도 속출할 것이라는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산업계 역시 무더운 여름에 대비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특히 열사병도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여서 열사병을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1일 기상청의 ‘3개월 전망'에 따르면 7~8월의 기온이 평년과 비슷할 확률이 30%, 평년보다 높을 확률은 50%다. 즉 올 7~8월이 예년에 비해 더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세부적으로 7월의 경우 저기압의 영향으로 흐리고 비가 오는 날이 주기적으로 있겠으나 점차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받아 덥고 습할 것으로 예상된다. 8월은 북태평양고기압의 영향을 주로 받아 덥고 습할 것으로 보인다.

올 여름 기온이 평년을 웃돌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폭염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또 폭염으로 인한 열사병 등 온열질환 환자가 늘어날 수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온열질환자의 경우 2020년 391명에서 2021년 973명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광화문 사거리 / 조선DB
광화문 사거리 / 조선DB
산업계는 폭염 예보가 달갑지 않은 모양새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산업재해(이하 산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6~2021년까지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 산재는 총 182명이 발생했고 이 중 29명이 사망했다. 온열질환 산재는 더위가 시작하는 6월부터 시작해 7~8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특히 열사병도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대상이기 때문에 산업계가 더욱 긴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대재해법이 규정하는 중대재해는 ▲사망자 1명 이상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 2명 이상 ▲동일한 유해 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다. 직업성 질병에 폭염에 의한 열사병도 포함됐다.

이에 야외작업 및 고온의 환경 속에서 작업이 많은 조선, 철강업계는 여름철 온열질환 방지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조선업계의 경우 더위가 최고점에 다다르는 2주간를 혹서시간으로 정해 공장 가동을 멈춘다. 이 기간동안 근로자들은 여름휴가를 떠난다.

또 상시로 기온을 체크하며 일정 기온 이상 올라가면 중식시간을 연장하는 등 휴식시간을 보장한다.

현장의 더위를 식히기 위해 옥외작업장의 블록과 탱크 등에 스폿쿨러를 가동하고 탈수 예방을 위한 제빙기와 식염 포도당도 비치한다. 쿨스카프 등 개인 냉방물품을 지급하기도 한다. 실내의 경우 중앙집중식 냉방기를 비롯해 에어컨과 팬코일 유닛 등을 가동하기도 한다.

철강업계의 경우 실내 온도가 높은 고로 쪽에 에어컨을 설치해 근로자들의 열사병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아이스조끼 등 개인 냉방물품과 외부 작업자를 위한 그늘막 등을 제공한다. 빙과류 및 얼음 등도 제공하며 충분한 휴식시간도 보장하고 있다.

쇳물 출선 이후 후속작업 / 포스코
쇳물 출선 이후 후속작업 / 포스코
한 산업계 관계자는 "기온이 높게 올라갈때는 작업을 하지 않는 등 근무환경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고 있다"며 "에어컨 등을 가동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고 개인 냉방용품을 지급하는 등 열사병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기온이 높은 곳에서 옥외, 폐쇄된 공간에서 작업을 할 경우 열사병 등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며 "근로자에게 작업할 수 있는 조건을 조성해주려는 노력이 보이지 않거나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하지 않은 상황에서 열사병 등 환자가 발생할 경우 중대재해법에 적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작업장의 환경과 조건은 기업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며 "근로자들의 이야기를 충분히 반영한다면 열사병 등 산재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