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다시 구성하고, 경영시스템을 재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글로벌 경제 위기 등 불투명한 경영 환경 속에서 기업 가치와 직결되는 이른바 ‘SK 경영시스템 2.0’으로의 체질 개선 필요성을 지적한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2년 SK 확대경영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 SK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2년 SK 확대경영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 SK 제공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7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2년 확대경영회의’에서 "현재 만들어 실행하고 있는 파이낸셜 스토리는 기업 가치와는 연계가 부족했다"며 "앞으로는 기업 가치 분석 모델을 기반으로 파이낸셜 스토리를 재구성하고, 기업 가치 기반의 새로운 경영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기업 가치는 재무 성과와 미래 성장성과 같은 경제적 가치(EV) 외에도 사회적 가치(SV), 유무형의 자산, 고객가치 등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며 "이 중 어떤 요소를 끌어올리고, 어떤 요소에 집중해 기업 가치를 높일지 분석하여, 이해 관계자의 더 큰 신뢰와 지지,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 방향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파이낸셜 스토리를 다시 구성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공급망 차질, 금리 인상 등 국내외 경제 위기에서 경영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고, 위기 극복은 물론 기업 가치 제고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SK 파이낸셜 스토리는 재무 성과 뿐만 아니라 시장이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는 목표와 구체적 실행 계획을 담은 스토리를 통해 고객, 투자자, 시장 등 이해관계자들의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 성장을 가속화한다는 전략이다. 지난 2020년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최 회장이 추진 필요성을 언급했으며, 관계사들은 지난해 ‘실행 원년’을 선언햇다.

최 회장은 이어 "현재의 사업 모델이나 영역에 국한해서 기업 가치를 분석해서는 제자리 걸음만 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면서 "벤치마킹을 할 대상 또는 쫓아가야 할 대상을 찾거나 아니면 현재의 사업 모델을 탈출하는 방식의 과감한 경영 활동에 나서야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또 최 회장은 새로운 핵심성과지표(KPI), 투자∙예산∙조직 등 회사 내 자원 배분, 평가∙보상, 이해관계자 소통 방안 등도 기업 가치 모델 분석 결과와 연계해 재검토되어야 한다며, "제대로 된 파이낸셜 스토리를 만들고 이를 단계적으로 달성해 신뢰도를 높이게 되면 기업 가치도 극대화될 것이라는 우리의 가설을 스스로 입증해 내자"고 당부했다.

이은주 기자 leeeu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