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 매각작업의 사실상 마지막 관문인 관계인집회 개최가 2주 앞으로 다가왔다. 곽재선 KG그룹 회장이 직접 쌍용차 매각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가운데 상거래채권단이 마음을 열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2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쌍용차 관계인집회가 26일 개최된다. 관계인 집회에서 쌍용차 회생계획안 처리 여부가 결정한다. 관계인집회에서 회생계획안 처리된 이후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해 최종 인가를 받아야 쌍용차 매각 작업이 마무리된다.

회생계획안이 회생법원의 최종 인가를 받기 위해서는 회생담보권자의 4분의 3, 회생채권자의 3분의 2, 주주 절반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회생 채권자 중 상거래 채권자 의결권은 80%를 넘는다. 이에 상거래 채권단의 동의를 얻지 못할 경우 쌍용차 매각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다.

토레스 신차 쇼케이스에 참석한 곽재선 KG그룹 회장. / IT조선 DB
토레스 신차 쇼케이스에 참석한 곽재선 KG그룹 회장. / IT조선 DB
쌍용차 매각의 열쇠를 쥐고 있는 상거래 채권단은 회생계획안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냈다. 쌍용차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회생채권 3938억원의 6.79%는 현금 변제하고 93.21%는 출자전환한다.

쌍용차는 출자전환 된 주식의 가치를 감안한 회생채권의 실질변제율은 36.39%라고 설명했지만 회생채권단은 현금변제율이 너무 낮다고 반발하고 있다. 출자 전환을 통해 주식을 받더라도 당장 자금난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KG그룹은 상거래 채권단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특히 곽 회장이 직접 쌍용차 매각작업을 진두지휘하며 쌍용차 부활에 대한 진심을 보여주고 있다. KG그룹에 따르면 곽 회장은 쌍용차 인수단장인 엄기민 KG ETS 사장과 함께 상거래채권단이 만족할 회생계획안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또 곽 회장은 토레스 신차 쇼케이스 행사장에 참여하며 쌍용차 경영정상화의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KG컨소시엄은 쌍용차 노사와 ▲고용 및 노동조건 부문 ▲지속성장을 위한 발전전략 부문 ▲상생협력 및 투명경영 부문 ▲합의사항 이행 부문 등의 내용이 담긴 ‘특별협약서'를 체결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KG그룹은 여름휴가 기간 중 토레스 등 신차 출고 지연을 막기 위해 특근을 한 쌍용차 임직원을 격려하기 위해 아이스크림을 제공하기도 했다.

완성차업계에서는 곽 회장과 KG그룹 정성이 상거래채권단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상거래채권단은 11일 쌍용차 공장이 위치한 평택시 인근에서 회동을 갖고 회생계획안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름 휴가 기간 중 특근한 직원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제공하는 KG그룹. / KG그룹
여름 휴가 기간 중 특근한 직원들에게 아이스크림을 제공하는 KG그룹. / KG그룹
일각에서는 회생계획안과 관련해 곽 회장이 잘 협의해서 만들어나겠다는 의지를 밝힌 만큼 회생채권의 현금변제 비율을 높아졌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산업은행의 조세, 담보채권 탕감을 사실상 거부한 상황이기 때문에 곽 회장이 회생채권의 현금변제 비율을 높이기 위해 추가자금 투입 카드를 꺼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쌍용차 미래계획과 관련해서도 기존 내용보다 구체화됐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KG그룹의 인수가 쌍용차 부활의 마지막 기회라는 것을 상거래 채권단도 알고 있다"며 "만족할만한 변제율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는 부분도 인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상거래 채권단도 KG그룹도 양보를 해야하는 상황이다"며 "조세채권 경감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에서 KG그룹은 추가 자금 투입을 고려하고 있고 상거래 채권단은 만족스럽지 않더라도 받아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