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판교역 인근에서는 희한한 광경이 연출됐다. 도심 한 가운데에서는 볼 수 없을 것 같은 말이 끄는 마차가 달리면서 시민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운영에 반발한 이용자들이 마차시위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반면 넷마블 신사옥 앞에는 커피트럭이 등장했다.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게임 ‘페이트/그랜드 오더’ 이용자들이 회사 측에 감사의 선물을 한 것이다. 두 게임사를 향한 이용자 반응이 엇갈린 이유는 ‘소통’ 때문이다. 우마무스메 이용자들은 카카오게임즈에 꾸준히
통신 요금제 경쟁 촉진을 위해 정부가 2년 전 도입한 유보신고제가 오히려 이용자 선택권을 조인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신요금 이용약관인가제(요금인가제) 시행 당시와 달라진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보여주기식’이라는 비판을 받는 SK텔레콤의 5G 중간요금제는 반려는커녕 오히려 장관의 칭찬을 들었다. 유보신고제의 실효성이 다시 한번 도마에 오른 순간이다.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1991년부터 시장점유율 1위 기간통신사업자 SK텔레콤이 신규 요금제 출시 전 정부에 계획서를 제출하고 허용을 받도록 하는 요금인가제를 시행했다. 시장점유
‘내가 어려운 질문을 한 건가?’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질문은 간단했다. ‘와이푸 사태’와 관련해 게임물관리위원회의 대책이 무엇인지다. 하지만 약 18분간 이어진 통화에서 게임위 관계자는 게임위가 얼마나 대처를 잘해오고 있는지만 설명했다. 대외용이라도 책임감 있는 답변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상이 보기 좋게 빗나간 순간이었다.와이푸 사태는 최근 ‘와이푸-옷을 벗기다’라는 제목의 게임과 관련해 일어난 선정성 논란을 말한다. 와이푸는 싱가포르 게임 개발사 ‘팔콘 글로벌’이 출시했다. 이용자가 여성 캐릭터와 가위바위보를 해 이길 경우 여
세계 최대 IT·전자 전시회 ‘CES 2022’가 7일(현지시각) 막을 내렸다. 우여곡절 끝에 사흘간 단축 행사로 개최되긴 했지만, 흥행과 안전을 모두 잡지 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잇달아 나온다. CES 2022는 예견된 실패이고, 오프라인 행사를 강행한 것은 주최 측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의 무리수였다. CTA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대안을 고민하는 대신 행사 강행을 우선순위에 뒀다. 방역은 결국 뒷전이었다. CES 주요 전시관 속 안전장치는 마스크가 유일했다. CTA는 전시장 내 수용 인원을 딱히 정해두지 않았다. 관람객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릴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2 개막일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2년 만에 오프라인 부스에서 혁신 기술을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하지만 기대만큼 우려도 크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의 확산으로 글로벌 IT 공룡의 불참이 잇따른 탓이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구글과 메타·트위터·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빅테크 기업과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 세계 최대 이통사 AT&T는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감염 방지를 이유로 오프라인 행사 불참
연말을 앞두고 삼성, SK, LG 등 주요 대기업이 세대교체와 성과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임원 인사를 마무리했다. 기업마다 유행처럼 30대 임원, 40대 CEO를 곳곳에 배치했고, 한 시대를 이끌었던 1950~1960년대생 임원은 소임을 다하고 용퇴했다. 세대교체는 기업이 새로운 옷으로 갈아입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최선임급 40·50대 직원들의 박탈감이 크다. 천수(?)를 누린 선배들의 퇴직 러시와 30·40대 임원의 등장에 용퇴 압박이 상당하다. 성과주의는 유망한 일부 젊은 직원에나 통용되는 달갑지 않은 단어다. 세대교체
암호화폐 채굴 열풍으로 인한 그래픽카드 대란은 2021년을 조립 PC 업계 최악의 해로 마무리할 참이다. 쓸만한 그래픽카드 하나 가격이 PC 한 대 수준인 100만원을 훌쩍 넘으면서 조립 PC의 가격도 2배 이상 상승했다. 오매불망 그래픽카드 가격 하락을 기대했던 소비자들의 상당수는 아예 구매를 포기하는 모양새다.업계에서는 그래픽카드 대란의 이유 중 하나로 높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것을 꼽았다. 그렇다 보니, 채굴 업자들이 웃돈을 주고서라도 물량을 쓸어 담았다. 실제로, 새로운 그래픽카드가 출시되는 초기에는 한정된 초도 물량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 수감 중일 때 이 부회장 사면·가석방론의 명분은 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였다. 미중 패권전쟁이 격화하고 반도체 공급 부족이 심화한 후 삼성의 과감한 투자를 위한 이 부회장의 역할이 크게 부각됐다. 8월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허가한 법무부는 반도체·백신 역할론 등 경제적 효과를 강조했고, 삼성은 기대했던 대로 이에 화답했다. 삼성의 투자가 이 부회장의 복귀에 맞춰 신속하게 이뤄질 것이란 재계의 전망도 정확히 들어맞았다. 삼성전자는 23일(현지시각) 170억달러(20조원)를 투입할 미국 제2파운드리 반도체
올해 2분기 국내 PC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 성장한 150만대로 나타났다.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등 ‘비대면’ 환경이 일상화되면서 가정에서의 PC 구매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PC 판매량이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PC에 대한 사후지원(AS) 수요도 증가했음을 의미한다. 특히,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만 사용하다가 코로나 이후 PC를 처음 구매한 소비자도 적지 않다. 그 때문에 일반적인 고장으로 인한 AS뿐 아니라, 조작 미숙 등으로 인한 AS 요구도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 브랜드의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조직이나 인사 개편을 단행하기보다 현재 조직과 인재를 잘 다독여 난관을 극복하는 것이 낫다는 의미다. 정부 고위급 또는 주요 대기업 인사에서 흔히 적용되는 사례다.하지만 LG는 배터리 전쟁 최전선에 선 장수를 교체하는 초강수를 던졌다. 지금의 LG에너지솔루션을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한 김종현 사장 대신 LG그룹 ‘2인자’이자 ‘재무통’으로 불리는 권영수 LG 부회장을 새로운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회사 내부에서도 깜짝 놀랐을 정도의 대형 인사다.권 부회장은 그룹
"내 주변을 침묵이 잡아먹게 내버려두지 마세요. 침묵에 길들여지는 건 정말 무서운 일이에요"임수정과 이선균·류승룡 주연의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 막바지에 등장하는 대사다. 침묵에 익숙해질 수록 오해는 쌓이고 깊어지기에 상대방과 소통하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담았다.‘소통하려는 노력’은 부부·연인 사이만 아니라 기업·소비자 간 관계에도 중요하다. 이상적인 소리지만, 기업은 제품 결함을 인지했다면 정직하게 결함 가능성을 알리고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혹시나 결함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고로 소비자 사상이나 재산피해가 발
배터리 업계 사업 분할이 유행처럼 번진다. LG화학은 지난해 10월, SK이노베이션은 올해 9월 16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배터리 사업부 물적 분할 절차를 완료했다.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과 일부 개인주주가 반대 의결권을 행사했지만, 결정을 막은 이변은 없었다.SK이노베이션은 이번 분사를 계기로 배터리 성장 재원 마련을 위한 외부 투자 유치가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도 "사업 전문성과 경쟁력을 높여 글로벌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결정이다"라고 평가했다.배터리 업계는 SK배터리주식
PC용 그래픽카드 가격이 천정부지를 찍고, 여전히 가격 변동이 들쑥날쑥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제조, 유통사들의 전략이 무색하고, PC 유통시장이 흉흉하다. 이런 가운데 자신들의 잇속만 챙기려는 일부 판매점과 유통사의 행보가 소비자들을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대표적인 예가 ‘판매 거부’다. 그날그날 시세(?)에 따라 그래픽카드 가격이 괜찮으면 그대로 팔지만, 조금이라도 시세에 변동이 발생하면 물건이 없다면서 판매를 거부하는 행태다.심지어 소비자가 이미 결제까지 마친 상황에도 물건이 없다며 물품 발송을 안 하고 버티거나, 일방적으로
삼성전자의 국내 소비자 홀대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반쪽짜리 성능의 노트북을 해외보다 10만원 이상 비싸게 출시하더니, 이번엔 신형 태블릿 출시 과정에서 삼성만 믿고 일찍 구매한 충성도 높은 국내 소비자들의 뒤통수를 치는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논란의 주인공은 지난 7월 23일 정식 출시한 ‘갤럭시 탭 S7 FE’다. 자사의 대표급 안드로이드 태블릿 ‘갤럭시 탭 S7+’와 동일한 화면 크기에, 일부 기능을 빼거나 사양을 낮춰 ‘가성비’를 높인 것이 특징이다. 12.4인치의 큼직한 화면에 필기 및 드로잉이 가능한 최상급 안드로이드 태
요즘 IT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단어 중 하나는 ‘메타버스’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 생활이 일상이 되면서 메타버스 산업의 성장세는 눈이 부실 정도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디지털 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민간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라는 협력체를 구축하면서 관련 생태계 활성화를 지원하고 나섰다.하지만 메타버스에 대한 높은 열망과 관심, 투자 열풍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이 이 산업의 주도자적인 위치에 오르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본격적인 메타버스 구현과 활용에 필수적인 하드웨어 분야에서 유독 취약하기 때문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은 지금까지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OLED TV 시장이 열릴 듯 열리지 않으면서 8년 동안 적자를 면치 못했다. 스마트폰을 담당했던 LG전자 MC사업본부와 마찬가지로 LG디스플레이의 아픈 손가락이었다.LG디스플레이는 8년 전 중국 패널 업체의 LCD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OLED를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낙점지었다. 2013년 1월 TV용 OLED 패널을 세계 최초로 공급하며 시장 개척에 나섰다.LG디스플레이보다 앞서 OLED 패널을 개발한 경쟁사 삼성디스플레이는 수율 문
삼성전자가 26일 새로운 노트북 제품인 ‘갤럭시 북 고(GO)’를 58만9600원에 출시했다. 14인치 화면 크기에 4G LTE 네트워크를 지원, 어디서든지 인터넷에 접속 가능한 ‘연결성’을 장점으로 내세운 제품이다.그런데, 삼성전자는 이 제품의 마케팅 콘셉트로 ‘실속형 노트북’을 강조한다. 같은 화면 크기의 일반 노트북보다 한 수 처지는 사양과 성능에도 불구하고, 거의 60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에 삼성전자가 내세운 ‘실속형 노트북’이라는 타이틀이 어울리는지 의문이다.갤럭시 북 고는 CPU로 ARM 기반의 퀄컴 스냅드래곤 2세대 7c
삼성전자가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 달성에도 편히 웃지 못한다. 메모리에 편중된 사업 실적과 스마트폰 사업의 정체로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해서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에서 1위에 오르겠다는 목표에 걸맞게 성과가 근접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삼성전자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기업 입장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성장의 정체다. 투자자 관점에서 미래 전망이 밝지 않다는 우려를 낳는다.삼성전자는 2012년 매출 200조원을 달성했다. 2008년 매출 100조원을 돌파한 지 4년 만의 일이었다. 하지만 8년이 지난 2020년
코로나 시국의 장기화로 PC 수요와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비대면의 확산으로 재택근무 및 온라인 수업용 PC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하지만 PC 사용량이 다시 늘면서 그동안 잠잠했던 PC 업계의 AS문제가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삼성과 LG를 제외한 PC 완제품과 핵심부품들이 대부분 해외 제조사에서 만든 수입산이고, 그만큼 국내 업체와 비교해 사후지원 면에서 아쉬운 사례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기능과 성능이 더욱 향상된 최신 IT 제품일수록 아이러니하게 제품 자체의 고장이나 오작동도 그만큼 발생하기 쉽다. 또, 습하고 무더운 여
현대자동차 전기차 코나EV에서 최근 잇달아 화재가 발생했다. 지난 6월 18일 충남 보령에서 주차 중이던 코나EV가 화재로 전소됐고, 노르웨이 오슬로 한 도로변에 주차 중인 차량에서도 불이 났다. 배터리가 화재 원인으로 작용했는지 여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벌써 17번째 화재 사고라는 점에 신경이 쓰인다. 가장 큰 피해자는 해당 차량을 구매한 고객이지만, 현대차와 배터리 제조사인 LG에너지솔루션도 심각한 이미지 타격이 불가피하다. 코나EV는 일부 고객들로부터 ‘불차’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명확한 원인을 규명하지 않고 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