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계관 그리드원 대표 "진정한 RPA는 사람과 기계 협업서 나와"
포털, 플랫폼, AI교육 등 다양한 채널로 사람-기계 접근성 지원
"다음은 지식 기반 데이터 … 새로운 직업 창출도 기대"
RPA란 단어가 생소해도 업무 자동화를 경험하지 않은 직장인은 드물다. ‘로보틱스 프로세스 자동화(RPA)’는 간단하게는 자동 메일 분류함부터 어렵게는 은행 업무 등 문서가 중요한 곳에서 사용된다.
사람과 비슷한 행동을 가장 잘하는 기술, 인공지능(AI) 도입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김계관 그리드원 대표는 "업무 자동화 역사는 길다. 하지만 형식과 형태가 정해진 정형 데이터 처리에 그쳤다"며 "비정형 데이터 활용을 위해서는 AI도입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그리드원이 선택한 해법은 '협력'이다. 김계관 대표는 "사람과 로봇(AI 등 지능형 도구를 총칭)이 협력해야 한다"며 "AI가 모든 것을 다 한다고 생각할 때 오류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지난 9월 중순 출시한 포털 ‘원팀’에는 그리드원의 사람과 기계 협력에 관한 고민이 녹아있다.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사람과 기계 쌍방향 접근성을 높이면 된다. 원팀은 기술을 사람이 더 쉽게 다룰 수 있도록, 반대로 사람은 기술을 더 이해할 수 있도록 준비됐다.
사람과 로봇 ‘원팀’일 때, 진정한 자동화 시작한다
포털 원팀에서는 기업 전반의 업무 자동화를 한 곳에서 관리할 수 있다. 커뮤니티, 프로세스 분석 등을 지원한다. 갑작스러운 원격 근무 전환 등 긴급 상황에서는 한동안 기계가 도맡는 기능을 제공한다.
하이퍼오토메이션(초자동화)을 지원하는 플랫폼도 준비 중이다. 원팀이 협력의 장이라면, 새로운 플랫폼은 기존 그리드원의 솔루션을 포함 다양한 오토메이션 기능을 상황에 맞게 추천해주는 소믈리에다.
이어 그는 "코딩을 몰라도 사용할 수 있는 수준"며 "자동화 업무 설계를 위해 개발자만 무작정 바라볼 필요가 없어질 것"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그리드원이 자체 개발한 AI비서 '파사'도 포함돼 접근 편의성을 크게 더했다.
작업자를 위한 준비 과정도 있다. 플랫폼과 포털은 코딩 지식이 없어도 직접 만들 수 있는 환경이다. 직접 업무에 맞는 자동화 과정을 설계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적합한 설계를 위해서라면 AI와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그리드원은 실제 작업자를 위한 교육과정을 10월 오픈한다. 5일 동안 진행되는 AI 이해와 자동화 업무 적용에 대한 커리큘럼으로 준비됐다. 김계관 대표도 직접 교육에 나설 계획이다.
김 대표는 "AI에 대한 이해는 필수다. 왜곡된 인식이 업무 자동화에 큰 걸림돌이다"라고 지적하며 "현직자가 실제 사용하는 문서를 가져와서 업무 자동화 과정을 직접 설계하면 누구보다 변화가 피부에 와닿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소프트웨어 2.0 다음은 지식 기반 데이터"
김계관 대표는 소프트웨어 2.0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는 인물이다. 소프트웨어 2.0은 지금처럼 개발자가 코드를 작성하는 방식이 아닌, 데이터 학습을 통해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드원은 포털과 플랫폼을 소프트웨어 2.0으로 구현하기 위해 힘썼다.
"다음은 지식입니다."
김계관 대표는 소프트웨어 2.0 다음은 정보 기반의 데이터를 내놓는 레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CCTV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몇 시간 동안 볼 수 없다. '빨간 옷을 입은 사람을 찾아달라'와 같이 정보 중심 결과가 필요하다"며 "결국 다음 단계는 비정형을 지식으로 바꿔주는 것"라고 말했다.
비정형 데이터는 단순히 영상이나 종이 문서만 포함하지 않는다. RPA가 처리하기 힘든 엑셀, PDF, PPT 등 자료도 비정형이다. 이런 비정형 데이터를 다뤄야 진정한 업무 자동화라는 그의 설명이다.
그리드원은 포털 원팀을 시작으로 새로운 개념의 RPA를 선보인다. 김계관 대표는 "플랫폼을 통해 기존 자동화 영역을 벗어나던 분야도 다룰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사람을 대체하진 않는다. 여전히 사람이 직접 로봇을 교육해야 하고, 새로운 자동화 프로세스를 적용해야 한다"며 "새로운 직업 등장도 할 것"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송주상 기자 sj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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