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회사에 다니는 B씨는 TV속 CF에서 마음에 드는 운동화를 발견했다. 그는 바로 컴퓨터를 켜고 해당 브랜드 온라인 스토어에 접속했다. “헉, 가격이 10만9000원?” 그는 다소 비싸다는 생각에 이내 인터넷으로 최저가 검색을 해보았다.

 

가격은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온라인에서는 8만 9000원에 판매가 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정식 매장보다 약 2만원이 저렴했다. 이쯤 되니 그의 머리 속에는 의문부호가 하나 생겼다. “같은 운동화인데 왜 가격이 다를까? 이거 가짜 아니야?”

 

▲ 문제의 제품: 브랜드 몰에서는 10만9천원인 제품이 온라인에서는 89,280원에 판매되고 있다

 

브랜드 매장과 대형 오프라인 멀티숍은 정식 발매 제품 취급 

 

당연한 말이지만 유명 스포츠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매장은 본사(HQ)에서 정식으로 국내에 발매한 제품만 판매한다. 그렇다면 ABC마트와 같은 멀티숍은 어떨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형 오프라인 멀티숍에서도 브랜드 매장처럼 정식 발매 제품을 판매한다.

 

ABC 마트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각 스포츠 브랜드와 계약을 통해 정식으로 발매된 제품만 판매한다. 그렇다 보니 A/S까지도 브랜드 매장과 동등하게 시행 중“이라며 절대 병행수입 제품이 아니다"고 밝혔다.

 

▲ ABC마트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역시 아디다스 매장과 동일한 10만9천원에 판매되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의 입장도 마찬가지였다. 아디다스 브랜드 마케팅 팀의 주채은 과장 역시 “ABC마트나 풋라커 등 대형 멀티숍은 아디다스의 주요 고객이다. 멀티숍은 아디다스의 신발을 만날 수 있는 또 다른 창구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병행수입 제품으로 가격과 품질이 천차만별

 

그런데 정가로 제품을 판매하는 브랜드 매장과 대형 멀티숍과 달리 온라인 멀티숍을 포함한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운동화의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8만5890원부터 14만1000원까지 다양한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제품·브랜드마다 병행 수입 업체가 다를 뿐만 아니라, 한 수입 업체가 운동화를 여러 쇼핑몰에 판매하기 때문이다. 가끔 인터넷 쇼핑몰을 보면 스포츠 브랜드 본사가 내수 시장에 내놓은 제품보다 저렴하게 파는 경우도 있다. 도대체 가품이 아닌 이상 어떻게 이 가격에 판매할 수 있는 것일까?

 

원리는 간단하다. 일명 ‘바잉파워’라고 부르는 강력한 구매력을 갖고 있는 현지 공급자가 저렴한 가격으로 병행 수입자에게 제품을 넘기면 이것을 다시 각 쇼핑몰에 넘기는 것.

 

현재 운동화 관련 병행 사업을 하고 있는 이모씨(34)는 “어떤 현지 공급자를 만나느냐에 따라 가격과 물량이 달라지니 강력한 구매력을 갖고 있는 상급의 공급자와 계약을 맺는 것이 곧 능력”이라고 말했다.

 

보통 현지 공급자는 현지에서 다수의 멀티 매장을 운영하는 이들로, 계약을 통해 한 번에 많은 양의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 이렇게 국내로 들어온 제품들은 온라인에서 보다 저렴한 가격에 소비자에게 팔린다. 하지만 제품 검수과정이 없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정식 발매되는 제품은 공장에서 출고할 때 처음으로 검수를 받으며 매장에 풀리기 직전 다시 한번 검수를 받지만, 다량으로 병행 수입 된 제품들은 검수과정 없이 바로 판매로 이어진다. 소셜커머스의 가짜 상품 판매 논란 역시 같은 맥락이다. 소셜 커머스도 앞서 말한 경우와 마찬가지로 병행 수입자에게 제품을 인수받아 특별한 검수 없이 제품을 판매한다. 이렇다 보니 불량 제품이 섞여 있어 논란이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에 대해 수입업자 이모씨는 “매장 자체가 최초 공급자거나 실제로 여러 매장을 운영하는 현지 공급자를 만난다면 제품의 품질에는 큰 이상이 없다. 하지만 소매상이 최초 공급자 이거나 복잡한 유통과정을 거친 제품이라면 불량 제품이 없다고 단언할 수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고 기능성 운동화는 매장에서 구매하고 스니커즈와 같은 단순 운동화는 온라인을 통해 구매하는 것이 정답일 것”이라고 충고했다.

 

IT조선 선우윤 기자 sunw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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