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즉시 덕후 인증, '마법소녀' 애니메이션 총정리

입력 2015.04.11 00:29 | 수정 2015.04.11 07:21

[IT조선 김형원] 당신은 ‘마법소녀’란 키워드에 어떤 작품을 기억해 내는가? 세대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응답자는 이 질문에 대해 ‘세일러문’을 거론한다. 나이가 많은 응답자의 경우 ‘마법사 세리’를 지목하는 경우도 있다.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은 1960년대로 시계를 거꾸로 돌릴 만큼 그 역사가 길다. 마법소녀 장르 애니메이션은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가 개척했다. 60년을 넘나드는 세월 속에 수 많은 작품이 등장했으며, 보는 이로 하여금 즐거움과 꿈, 그리고 희망을 선물했다.

이제까지 등장한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은 어떤 것이 있었는지 1960년부터 10년 단위로 쪼개 대표적인 작품을 정리해 봤다. 아마 애니메이션 마니아라면 여기에 거론된 작품들은 대부분 보았으리라 생각된다.

 

1. 1960년대, 마법소녀 장르의 시작

1966년, ‘마법사 세리’(魔法使いサリー)
‘마법사 세리’는 애니메이션 역사상 ‘마법소녀’라는 장르를 처음으로 개척한 작품으로 손꼽힌다. 원작자는 ‘철인 28호’등을 탄생시킨 요코야마 미쯔테루(2004년 타계)이며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곳은 토에이다. 세리 성공 이후 토에이는 마법소녀 시리즈를 다수 출품하게 된다. 참고로 마법사 세리는 1966년 흑백 버전으로 등장했으며 1989년 컬러로 재탄생 됐다.

 

1969년, ‘앗코쨩’(ひみつのアッコちゃん)
‘앗코쨩’은 토에이의 2번째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으로 등장한 작품이다. 만화 자체는 1962년부터 연재됐으나,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것은 1969년이다. 앗코쨩은 ‘마법의 힘을 물려받은 소녀’라는 설정을 가지고 있어 ‘다른 세상에서 온 방문자’인 세리와는 출발점이 다르다. 앗코쨩 마법소녀 설정은 이후 등장하는 후배 마법소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2. 1970년대, ‘마코쨩’(魔法のマコちゃん)을 비롯한 토에이 마법소녀 시대

‘마코쨩’은 토에이의 마법소녀 애니메이션 시리즈 3번째 작품이지만 오리지널 기획물로는 첫 번째에 해당한다. 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를 베이스로 각본이 만들어졌으며, 인어였던 마코가 인간세계에서 살아간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토에이는 마코 이후에도 ‘사루토비 엣쨩’(1971년, さるとびエッちゃん), ‘챠피’(1972년, 魔法使いチャッピー), ‘미라클소녀 리미트쨩’(1973년, ミラクル少女リミットちゃん), ‘메구쨩’(1974년, 魔女っ子メグちゃん) 등이 계속 쏟아져 나왔다.

국내 TV를 통해 소개됐던 1970년대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은 1979년 등장했던 ‘룬룬’(花の子ルンルン)이다. 이 작품은 앞서 방영돼 큰 인기를 끌었던 ‘캔디캔디’의 영향을 받아 유럽을 이야기의 무대로 삼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3. 1980년대, 소녀에서 숙녀로 '변신' 요소가 도입

1980년대 대표적인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은 ‘밍키모모’(魔法のプリンセスミンキーモモ)와 ‘크리미마미’(魔法の天使クリィミーマミ) 두 작품이다. 1970년대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을 쏟아냈던 토에이는 1980년대 들어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한다.

‘밍키모모’와 ‘크리미마미’가 이전 세대 마법소녀들과 다른 점은 소녀에서 숙녀로 변신한다는 것과 마법주문을 외친다는 점, 그리고 마법주문과 함께 변신을 위한 댄스와 유사한 스탭이 도입됐다는 것이다. 이들 두 작품은 이후 등장하는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의 교과서적인 존재로 부상한다.

 

1982년, ‘마법의 프린세스 밍키모모’
밍키모모는 꿈과 마법의 왕국 ‘페나리나사’에서 지구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기 위해 온 12세 소녀 밍키모모의 활약을 그린 작품으로 각 화별로 문제를 해결해 이야기를 매듭짓는 형태로 1982년부터 1991년까지 모두 63화가 방영됐다.

밍키모모는 마법주문을 외워 아이에서 성인으로 변신하는 연출로도 당시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크게 인기를 얻었다. 18세 성인으로 변신한 밍키모모는 전문적인 지식과 스킬을 갖추고 있으며, 개, 원숭이, 새 등 3마리 서포트 동물과 합체 변신이 가능한 이동 차량을 불러내는 것도 가능하다.

참고로 밍키모모의 변신 마법 주문은 ‘피피루마 피피루마 프리린파 파파레호 파파레호 도리민파 아다루토 탓치’다.

밍키모모는 38화에서 주인공이 한번 바뀐다. 일본에서는 38화 이전의 밍키모모를 ‘소라(空)모모’, 그 이후를 ‘우미(海)모모’로 구분한다. 주인공 체인지 방법도 당시로선 쇼킹했다. 교통사고로 주인공인 밍키모모를 사망상태로 만든 것이다. 하지만 밍키모모의 혼(?)이 마법으로 환생하는 것이 아닌 인간의 아기로 다시 태어나는 길을 선택해 그 다음 이야기를 이어간다.

밍키모모 TV애니메이션은 38화를 기점으로 좀 더 현실세계의 문제를 건드리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스토리가 무거워지는 것이 특징이다.

 

1983년, ‘마법의 천사 크리미마미’
크리미마미는 마법소녀와 아이돌을 결합시킨 기념비적 작품이다. 밍키모모에서 보여주었던 소녀에서 숙녀로 변신하는 연출을 더 강화시키고 변신을 위한 댄스 스탭이 마법주문과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주인공은 모리사와 유우라는 10살짜리 소녀이며 ‘패더스타’라는 마법의 세계로부터 온 피노피노로 부터 1년간이라는 한정된 시간 동안 마법을 사용할 수 있는 힘을 부여 받는다. 유우는 마법의 힘으로 15~17세 소녀 ‘크리미마미’로 변신하게 되며 우연히 만난 연예계 프로덕션 사장 타치바나의 눈에 들어 아이돌 가수로 대활약하게 된다.

크리미마미는 ‘마법=변신능력’이란 공식을 확립시킨 작품으로 이후 등장하게 될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된다.

 

4. 1990년대, 마법소녀가 적과 싸우는 미소녀전사로 돌변

1990년대로 들어서자 마법소녀들이 전투능력을 갖추게 된다. 대표적인 작품은 1992년 등장한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으로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대성공을 거뒀으며, 현재까지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1992년, ‘미소녀전사 세일러문’
대한민국에서도 유명한 애니메이션인 ‘세일러문’은 타케우찌 나오코 작가의 만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1992년부터 1996년까지 모두 200화+1화가 방영됐다. 애니메이션은 ‘미소녀전사 세일러문’으로 출발해 ‘R’, ‘S’, ‘SuperS’, ‘세라스타즈’ 순으로 시리즈가 이어졌다.

세일러문의 볼거리는 ‘변신 연출’에 있다. “문 크리스탈 파워 메이크 업!”과 같은 주문을 외우며 소녀의 몸을 감싸가는 전투 착용 연출은 후대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에 적극적으로 도입되는 결과를 낳았다.

 

1994년, ‘마법기사 레이어스’
레이어스는 만화가 집단 CLAMP의 만화책을 기반으로 만든 애니메이션으로 1994년부터 1995년까지 49화가 TV를 통해 방영됐다. 레이어스는 언뜻 보기에 마법소녀 보다 판타지 애니메이션에 가까운 형태를 갖췄다. 현실세계에서 다른 세상으로 날아간 3명의 소녀가 검과 마법으로 싸우는 모습을 그리고 있으며 여기에 대형 로봇도 등장해 다양한 팬층을 거느린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다.


1995년, ‘애천사전설 웨딩피치’
‘웨딩피치’는 앞서 폭발적인 히트를 기록한 세일러문과 마찬가지로 4명의 소녀가 변신을 통해 미소녀전사로 활약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TV 애니메이션은 1995년부터 1996년까지 약 1년간 51화가 방영됐다. 웨딩피치는 ‘사랑’이란 테마를 가지고 있어 남성보다는 여성팬층을 형성시켰다. 전투복도 특이했다. 1단 변신에서는 전투와 거리가 멀어 보이는 웨딩 드레스를 입지만 2단 변신에서 레오타드+미니스커트 형태로 바뀐다.

 


1995년, ‘너스 엔젤 리리카SOS’
리리카SOS는 일본 여성 아이돌그룹 ‘AKB48’를 창설한 아키모토 야스시가 만화 원작자, 애니메이션에서 각본을 맡은 것으로도 유명한 작품이다. 변신 후 적을 퇴치한다는 기본 맥락은 다른 마법소녀물과 동일하지만 간호사 복을 입는 만큼 ‘힐링’이라는 개념이 부가된 작품이기도 하다. 애니메이션은 모두 35화가 존재하며, 오랫동안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1996년, ‘카드캡터 사쿠라’
이 작품은 국내에서 ‘체리’라는 이름으로 TV에 소개된 작품이다. 애니메이션은 만화가 집단 CLAMP가 만든 만화책을 기반으로 삼고 있다. 그림, 연출, 스토리 등 애니메이션 구성 요소 전반에서 뛰어난 퀄리티를 지닌 작품으로 아직도 많은 애니메이션 팬들의 입에 거론되기도 한다.

‘카드캡터 사쿠라’는 크로우의 마법으로 만들어진 크로우카드를 수집하는 ‘크로우카드편’과 크로우카드를 사쿠라 자신의 카드로 만들어 가는 ‘사쿠라카드편’으로 나뉜다. 극장용 애니메이션은 홍콩을 배경으로 한 ‘극장판 카드캡터 사쿠라’와 마법사 크로우가 숨겨뒀던 마지막 카드 이야기를 그린 ‘카드캡터 사쿠라 봉인된 카드’ 등 2작품이 존재한다.

 
 
 
카드캡터 사쿠라 ARTFX 피규어 (이미지=아마존재팬)


5. 2000년대, 더 격렬한 배틀씬으로 무장한 마법소녀 애니메이션

1990년대 등장한 ‘싸우는 마법소녀’는 2000년대에 들어서 더 격렬한 전투를 벌이게 된다. 2004년에 첫 선을 보인 ‘프리큐어’와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는 이제까지 등장한 변신 마법 미소녀 애니메이션에서는 상상할 수 없던 액션씬과 공중전투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마법소녀의 범주에 속하지만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으로 분류하기 애매모호한 개그 애니메이션 ‘푸니푸니 포에미’, ‘너스엔젤 코무기쨩’, ‘복살천사 도쿠로쨩’ 등이 2000년대 등장했다.

 

2004년, ‘프리큐어’
2004년 근접 전투 액션이 돋보이는 ‘두 사람은 프리큐어’라는 애니메이션이 등장한다. 이 작품은 프리큐어 이전 단 한번도 소녀들이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을 손대보지 않았던 토에이의 와시오 타카시 프로듀서가 ‘여자아이도 멋진 액션을 펼칠 수 있다’는 기획 아래 출발한 작품이다. 당시 이 애니메이션은 10세 미만 여자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지만 이제까지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에서 볼 수 없었던 액션 덕에 마니아 층에도 인기를 획득했던 작품이다.

프리큐어 시리즈는 이후 꾸준히 시리즈를 이어와 현재 ‘GO! 프린세스 프리큐어’가 TV애니메이션으로 방영 중이다. 프리큐어는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액션의 질이 저하되지만 마법소녀 전사 수와 팬층은 지속적으로 늘려왔다.

 

2004년,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는 이제까지 등장했던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의 근간을 뒤흔든 작품으로 유명하다. 초반부에는 수상한 동물로부터 마법의 힘을 부여 받는다는 전형적인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의 형태를 띠지만 중반부부터는 마법소녀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공중전투 액션을 보여준다.

나노하는 원래 ‘트라이앵글 하트3’라는 18금 미소녀 연애 게임의 스핀오프 작품이었으나 외전인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원작 게임은 기억의 저편으로 사라져 갔다. 나노하 TV 애니메이션 시리즈는 2004년 리리컬 나노하를 거쳐 2005년 ‘A’s’, 2007년 ‘스크라이크S’, 2015년 ‘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비비드’로 이어진다.

 

 

6. 2010년대, 마법소녀의 고정관념을 깨뜨리다

2010년대 새로이 선보인 마법소녀 애니메이션으로는 마법소녀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다크 판타지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가 돋보인다. ‘마도카 마기카’는 작품 속에 등장하는 귀여운 마법소녀들이 삶과 죽음을 넘나드는 혈투를 벌이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겉으로 보여지는 귀여운 그림과는 달리 성인들도 소화하기 힘든 처절한 세계관으로 구성됐다. 실제로 일본 극장가에서 마도카 마기카의 첫 번째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상영됐을 때 그림만 보고 아이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갔다가 아이 눈을 가리고 도중에 관람을 포기한 사례도 있다.

1960년대부터 이어져온 마법소녀들이 ‘꿈’과 ‘희망’을 가져다 주었다면, 2011년에 등장한 ‘마도카 마기카’는 마법소녀의 고정관념을 짓밟고 시청자들의 꿈과 희망을 산산히 분쇄한 작품이라고 말할 수 있다. 물론 마도카 마기카는 성인층에서 열렬히 환영 받았고 그 인기는 전세계로 퍼져 나갔다.

 
1/8스케일 마도카 피규어 (이미지=아마존재팬)

 

김형원 기자 aki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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