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만난 ‘챗봇’, 플랫폼으로 진화…금융·유통 생태계 변화 촉진

입력 2016.05.18 18:13

단순히 메시지 전달 기능을 제공했던 '챗봇(Chatbot)'이 다양한 영역의 서비스와 접목하면서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챗봇 플랫폼의 진화가 유통 산업의 생태계 변화는 물론이고, 금융 서비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챗봇은 인간의 대화를 흉내내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사용자가 컴퓨터와 상호 작용하는 방식을 사람과 대화하는 것처럼 전환해주는 IT기술이다. 챗봇은 과거 단순한 패턴 매칭 방식을 사용해 사전에 정의된 키워드를 인식하고 입력된 응답을 출력하는 수준에 불과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이 발전하면서 최근에는 인간이 자연스러운 언어로 질문하거나 명령을 내려도 맥락을 파악하고 응답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챗봇이 딥러닝 기술과 접목하면서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을 갖추면서 가능해진 일이다.

챗봇은 대화를 거듭하면서 언어의 정확도가 높여가는 속도를 고려하면, 쳇봇은 조만간 소비자와 기업을 잇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AI기술이 챗봇과 결합하면서 자사 서비스에 활용하려는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졌다. 인공지능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이 챗봇 생태계 조성을 위해 개발 도구를 제공하면서 챗봇 서비스의 대중화가 빠르게 이뤄지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2015년 머신러닝과 자연어 처리를 지원하는 인공지능 기술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재 CNN과 월스트리트저널 등 미국 언론사와 이베이, 버거킹 등 다양한 영역에서 40여개 기업이 페이스북의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챗봇을 개발 중이다.

챗봇 확산에 힘입어 앱(App)으로 대변되던 모바일 생태계 역시 챗봇 플랫폼 안으로 흡수되고 있으며 기업의 상품과 서비스 제공 방식도 과거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변화하는 추세다.

페이스북은 인공지능 기술을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봇 엔진’ 기술 API를 공개했다. / 페이스북 제공
중국 텐센트의 'WeChat'은 메신저 플랫폼과 연계한 게임·온라인쇼핑·택시·결제·뱅킹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직업구인·부동산·데이트 등과 같은 서비스를 추가해 엔터테인먼트·금융·쇼핑·여행·정보 등 다양한 분야로 서비스 영역을 확대했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은 카카오게임을 시작으로 쇼핑, 뉴스 콘텐츠 증권, 결제 등의 서비스를 출시했다. 최근 카카오택시에 이어 대리운전 호출, 미용실 예약서비스 등 온·오프라인 연계 사업(O2O)에도 적극적이다.

챗봇 플랫폼의 확산은 금융업에도 영향을 미쳤다. 일부 금융회사는 맞춤형 개인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챗봇 기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페이스북 메신저 플랫폼에 참여한 대표적인 금융기관 미국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는 챗봇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현재 실시간 정보 알림과 의사소통 기능 등을 제공하고 수준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는 24시간 실시간 상담 응대가 가능한 카카오톡 기반의 '금융봇'을 도입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가 선보일 '금융봇'은 간단한 질문을 이해하고 답변하는 기술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서진 KB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모바일 메신저 업체들은 방대한 가입자를 기반으로 한 챗봇 플랫폼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인식할 정도로 성장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며 "모바일 메신저 업체들이 개발 도구를 공개한 만큼 금융회사들도 이를 활용해 대화형 고객 상담이나 온디맨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