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수년간 개발해온 차세대 프로세서 '라이젠'이 3월 출시 이후 PC 시장에서 연일 화제다. 기대 이상의 성능과 착한 가격은 물론, 지난 수년간 '인텔'밖에 선택지가 없던 PC 시장에 모처럼 선택의 다양성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물론 새로운 CPU가 나와도 이를 뒷받쳐주는 메인보드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한다. 첫 모델인 '라이젠 7' 프로세서 역시 출시 직후인 3월 초만 해도 메인보드 공급이 부족해 적지 않은 예약 구매자들이 메인보드 물량이 확보되는 동안 마냥 기다려야 했던 상황이 이어졌다.
4월 12일, 라이젠 프로세서 전체 라인업에서 본격적인 시장 확대를 주도할 메인스트림급 '라이젠 5' 시리즈가 출시되면서 메인보드 시장은 또 한번 요동치고 있다.
'라이젠 7' 출시 당시 전 세계적으로 라이젠 지원 메인보드가 품귀 현상을 빚었던 것도 주요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미처 충분한 물량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1월 출시된 인텔 7세대 프로세서용 메인보드 생산을 우선하느라 AMD 라이젠 지원 물량 생산이 후순위로 밀리면서 초기 공급 부족이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는게 AMD 관계자의 말이다.
AMD의 한 관계자는 "라이젠 프로세서를 준비하는 과정에 처음부터 대부분의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인텔 기반 메인보드 못지 않은 약 80여종의 라인업이 물망에 올랐다"며 "현재 출시된 X370, B350 칩셋 외에도 아직 발표되지 않은 보급형 시장용 A320과 소형 플랫폼용 X300, A300 칩셋 메인보드들이 여러 제조사들을 통해 여름까지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12일 라이젠 5 발표 현장에는 바이오스타(Biostar)를 시작으로 에이수스(ASUS), 기가바이트(Gigabyte), 애즈락(ASRock), MSI 등 전통적인 메인보드 제조사들이 라이젠 프로세서용 신규 메인보드 제품들을 대거 새롭게 선보였다. 앞서 3월 '라이젠 7' 출시 당시만 해도 2~3개 브랜드의 메인보드 몇 종류만 겨우 나와있던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12일 라이젠 5 발표 현장에는 메인보드 제품들은 물론, AMD 라이젠 프로세서에 기반한 다양한 커스텀 수랭 PC도 함께 전시됐다. '프리플로우(Preflow)'와 '폴라리스(Polaris)' 등 국내 내로라 하는 커스텀 PC 전문 제조사들이 시각적으로 '강력함'이 느껴지는 커스텀 라이젠 PC를 다수 선보였다.
3월 출시된 라이젠 7 프로세서의 경우 인텔의 전문가용 '익스트림 프로세서'를 목표로 출시된 제품답게 8코어 16스레드라는 워크스테이션급 프로세서에 준하는 구성을 갖추고 있다. 처음부터 '고성능 컴퓨팅 시스템' 구성에 최적화된 형태로 선보인 만큼, 일반 PC보다 더욱 고성능을 추구하는 '커스텀 PC'와 궁합이 맞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이번 AMD 라이젠 프로세서와 이를 지원하는 AMD AM4 플랫폼 메인보드의 상당수가 RGB LED를 활용한 화려한 조명 튜닝을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다. 시각적인 화려함을 추구하는 커스텀 PC에 더욱 잘 어울리는 이유다.
커스텀 PC 전문 제조사 프리플로우 관계자는 "지금까지 고성능 커스텀 PC는 인텔 기반 시스템의 전유물이었다"며 "하지만 3월 이후 마니아들도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성능을 제공하는 라이젠 프로세서 출시로 AMD 기반 커스텀 PC 수요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달라진 최근 PC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