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을 의미하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가 가장 활발한 나라는 중국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사용자는 10억명이고 이중 약 6억명이 O2O 서비스를 이용한다. 2016년 중국의 O2O 시장 규모는 118조원으로 2015년보다 64% 성장했다. 이중 외식 O2O(푸드테크)가 약 32조원으로 가장 많다. 인민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의 모바일 결제 규모는 이미 6000조원를 넘어서며 산업 전반에 걸친 모바일 집중화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알리바바그룹 창업주인 마윈은 '신소매(신링쇼우)' 시대로 빠르게 들어서고 있다고 선언했다. 앞으로 전자상거래라는 개념은 점차 사라지고 향후 30년 내에 신소매라는 개념으로 대체될 것이며, 온·오프라인과 물류가 결합되었을 때 진정한 의미의 신소매가 탄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O2O가 오프라인의 재화를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 가치라면, 신소매는 오프라인 전체를 완전히 '온라인화' 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배달, 택시, 차량공유 등 오프라인 서비스를 온라인 플랫폼으로 연결 시킨 것이 O2O라 한다면, 오프라인 매장들이 디지털화하고, 물류 연결을 통해 모든 재화가 온라인화되는 형태가 신소매다.

최근 4차산업혁명이 경제 전반에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면서 각계 각층의 관심이 매우 높다. 매스컴에서는 전 세계는 이미 1차, 2차, 3차를 넘어 4차산업혁명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떠들고 있다. 미국과 독일 등 선진국에서는 4차산업 시대를 일찌감치 준비해오고 있었다. 우리나라는 4차산업혁명을 이제 막 시작하는 걸음마 단계다. 경쟁에서 뒤쳐지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우리 경제를 활성화 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기대감으로 전 국민의 관심이 크게 커지고 있다.

4차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로봇 등 첨단 ICT기술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말한다. 1784년 영국 증기기관의 1차 산업혁명, 1870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 체계인 2차 산업혁명, 1969년 컴퓨터 시스템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한 3차 산업혁명, 그리고 IoT, 로봇, 인공지능 등 ICT 기술을 통해 사물을 지능적으로 제어하고 온라인과 실제가 통합되는 산업상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4차산업혁명이다.

4차산업혁명은 아직 산업계와 학계에서 논란이 많은 용어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IoT, 로봇 등 ICT 신기술이 새로운 시대를 여는 변곡점에 왔다는 점에는 대부분 공감하지만, 4차산업혁명이 정확하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실제 산업과 실생활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사뭇 분분하다. 협의의 의미로 4차산업혁명은 첨단 ICT 기술이 접목된 새로운 스마트팩토리만을 뜻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의미에서는 첨단 ICT 기술을 통한 산업 전반에 걸친 새로운 변화를 의미 한다.

O2O 산업은 스마트폰 보급과 함께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민간소비(B2C) 규모는 약 700조원에 달한다. 이중 온라인 거래규모는 약 60조원에 불과하다. 여전히 640조원은 오프라인에서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 시대의 도래와 함께 O2O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우리나라의 O2O 시장이 약 30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스마트폰은 사용자가 어느 곳에 있든 현재 있는 곳에서 모든 것을 온라인으로 주문 및 소비할 수 있는 O2O 환경으로 바꾸어 놓았다. O2O 서비스는 택시, 배달, 부동산, 맛집, 대리, 금융, 세탁, 세차, 청소, 차량수리, 주차, 헤어, 식권, 미용, 병원 등 오프라인 산업 전체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O2O 서비스는 그동안 오프라인에 머물어 있던 전통산업이 앱과 온라인을 통해 수요자가 원하는 형태로 즉각 제공되는 새로운 4차산업혁명이라고 볼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O2O는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갖게 되었다. 이는 배달, 교통, 금융 등 그동안 소비자와 공급자의 대면 접촉이 필요한 영역을 ICT 결합을 통하여 신종 서비스를 만들어 내고 새로운 공급과 수요를 창출 시킨 것이다. 전통산업인 오프라인 영역을 온라인으로 확장한다는 점에서 O2O는 가장 주목해야 할 4차산업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인공지능, 증강현실, 자율주행차 같은 최첨단 신기술만이 4차산업혁명이라는 기존 생각의 틀을 바꾸어야 한다. O2O는 4차 산업 혁명을 주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장 동력을 가지고 있다.

ICT 산업 육성에 있어서 역대 정부는 단기 성과위주의 성급한 정책을 시행해왔다. 국가 경제에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가져올 수 있는 4차산업혁명은 단기적 성과 창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부의 4차산업혁명 정책도 지금까지 답습한 이런 단기 정책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매우 우려 된다. 4차산업혁명 정책 추진의 목표는 명확하다. 산업 전분야에 ICT 신기술을 적용해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이를 통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고효율 부가가치 생산으로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것이다. 특히 농업, 식품, 유통, 서비스 등 전통산업 분야에 ICT 신기술을 적용한 O2O 서비스는 새로운 부가가치 산업을 명확하게 창출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현재 배달, 교통, 음식, 부동산, 금융, 뷰티, 헬스케어, 홈서비스 등 다양한 O2O 서비스들이 성장하고 있다. 이제 O2O 산업의 확대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됐다. 중국처럼 가까운 시간 안에 300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O2O 시장이 열릴 것이다. O2O 시장은 초기에는 과거의 인터넷처럼 거품경제 논란에 휩싸이겠지만 곧 핵심적인 중추산업으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다. 기존 전통산업에 첨단 기술이 결합된 O2O 산업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4차산업혁명이라 할 수 있다. O2O산업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건강한 생태계로 자리를 잡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며 4차산업혁명의 중심 축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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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익 식신 대표는 국내 위치기반 O2O기술 및 사회연결망 전문가입니다. 연세대 컴퓨터과학 박사로 KT 연구원으로 재직하다가 1998년 사내벤처를 시작으로 2000년 LBS기업 '포인트아이'를 창업해 코스닥 상장 및 매각했고, 2010년 푸드테크O2O 기업 식신㈜를 창업해 맛집정보 앱 '식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건국대 정보통신대학원 겸임교수와 한국LBS산업협회 및 한국인터넷전문가협회 이사로 활동 중입니다. 저서로는 '커넥터-세상을 지배하는 힘'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