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장에서 잘 나가던 레노버(Lenovo)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2013년 2분기부터 매 분기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유지하다가 올해 들어 2위로 내려 앉았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레노버는 2017년 2분기 시장점유율에서 19.9%를 기록하며 20.8%를 기록한 HP에게 1위 자리를 내주었다. PC 출하량은 작년 동기 대비 무려 8.4% 감소했다.

반면 HP는 전체 PC 시장의 계속되는 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PC 출하량이 3.3% 증가하며 1위 자리를 탈환하는 데 성공했다. 특히 HP는 5분기 연속으로 출하량이 상승한데다, 전 세계 시장에서 고르게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1위 자리를 당분간 고수할 전망이다.

전 세계 PC 시장에서 레노버가 고전하며 시장 점유율이 하락한 반면, HP와 델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HP, 델, 레노버 제공
전 세계 PC 시장에서 레노버가 고전하며 시장 점유율이 하락한 반면, HP와 델은 오히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 HP, 델, 레노버 제공
HP와 더불어 점유율 3위 델(Dell)도 시장 점유율이 상승했다. 전체 점유율은 15.6%로 아직 레노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작년 동기 대비 출하량은 1.4% 증가하며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추세가 계속된다면 레노버는 1위 자리 탈환은 커녕 2위 자리 지키기도 급급할 전망이다.

또 다른 시장조사기관 IDC의 자료에서는 이미 2017년 1분기부터 HP가 레노버를 제치고 전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분기 들어서 HP가 22.8%를 기록하며 2위인 레노버(20.5%)와의 격차를 2% 이상으로 벌렸다. 3위인 델은 17.1%를 기록해 레노버를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이러한 레노버의 추락은 글로벌 PC 시장에서 가장 규모가 큰 미국에서 부진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가트너와 IDC에 따르면 상위 3개 기업 중 HP와 델은 미국 시장에서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인 반면 레노버만 감소세를 보였다.

레노버는 홈그라운드인 중국에서도 일부 부품의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과 재고 누적이 겹쳐 시장 자체가 타격을 입으면서 글로벌 점유율 1위 지키기에 도움이 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레노버는 전 세계 서버 시장에서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IDC의 1분기 시장조사 결과에 따르면 매출기준 상위 5개 서버 브랜드 중에서 레노버는 IBM과 더불어 2016년 4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특히 분기 매출에서 5위였던 시스코에도 역전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전 세계 PC 시장은 여전히 침체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트너에 따르면 2017년 2분기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4.3% 감소했다. 크롬북까지 포함해 집계한 IDC의 보고서에서는 같은 기간 출하량이 3.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