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소리 추구는 오디오 마니아와 엔지니어에게 영원한 과제일 것이다. 전세계 오디오・헤드폰 마니아들이 최근 관심을 갖는 제품을 꼽으라면 독일 오디오 명가 젠하이저가 만든 헤드폰 'HE 1'을 빼놓을 수 없다.
1991년 등장해 지금까지 세계 최고의 헤드폰으로 군림한 '오르페우스 HE 90'의 계보를 잇는 'HE 1'은 타협없는 최고의 음질을 목표로 개발된 하이엔드 헤드폰이다. 젠하이저의 다니엘 젠하이저 대표는 오디오 세상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었다고 HE 1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HE 1'은 5만5000유로, 우리 돈으로 약 7700만원에 달하는 고가 헤드폰인 만큼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헤드폰 제품과 사뭇 다른 구성을 지니고 있다. 헤드폰은 8개의 진공관과 'ESS 사브레 ES9018' 디지털아날로그컨버터(DAC)가 탑재된 전용 앰프와 일체형으로 구성됐다.
'HE 1' 헤드폰 전용 앰프 진공관은 소리 안정성을 높이고 미세한 공기 소음을 잡아내기 위해 진공관 위에 또 한번 유리로 덧씌운 형태다. 앰프는 8개의 DAC가 탑재된 만큼 아날로그 앰프의 장점과 디지털 트렌지스터 앰프의 장점을 적절히 혼합했다.
앰프의 윗면은 이탈리아 대리석 명산지로 알려진 '카라라' 대리석을 사용해 앰프에서 발생하는 미세한 진동을 잡았다. 또, 최고의 장인이 수작업으로 만들어 명품으로서의 가치를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HE 1' 헤드폰에서 소리를 내는 드라이버 유니트는 사람 머리카락 굵기의 1/20에 해당하는 2.4 마이크로미터 두께로 가공된 백금기화 진동판이 사용됐다. 진동판 주위는 금도금 세라믹 전극을 붙였다. 진동판은 코끼리가 사랑을 속삭일 때 낸다는 4헤르쯔부터 박쥐가 내는 10만헤르쯔 고음도 재생한다. 헤드폰 내부는 외부 헤드폰 앰프와는 별도로 또 하나의 소형 앰프가 내장되어 있어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소리 손실을 막아준다.
◆ 헤드폰 끝판왕 'HE 1'에 들려주는 소리는?
독일 젠하이저는 HE 1의 소리에 대해 마치 콘서트홀에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탁월한 사운드를 선사하며, 지금까지 헤드폰에서 들어왔던 사운드를 완벽하게 뛰어넘는 차원이 다른 음향기기라고 소개한 바 있다.
윤씨는 HE 1 헤드폰의 소리에 대해 '환상 그 이상이며, 잔잔하면서 편안하고 차분한 소리를 들려준다'고 평했다. 윤씨는 HE 1 이전에 울손, AK812, 스탁스 등 고성능의 고가 헤드폰을 사용했지만, HE 1은 이 모든 것을 과거형으로 만들어 버린다고 설명했다.
헤드폰 소리 특성에 대해 윤씨는 HE 1은 소리 특성이 없다고 답했다. 모든 장르의 음악을 섬세하고 정확하게 재현해 내기 때문에 소리 성향을 구분짓기 어렵다는 것이다.
윤씨가 선호하는 음악 매체는 '아날로그 LP'였다. 그는 고가 턴테이블 장비를 다수 보유하고 있었으며, 턴테이블 음질의 핵심이라 불리는 '카트리지'도 돈을 주고도 사기 어려운 희귀한 제품을 소장하고 있다. 윤씨는 현재 디지털 신호로 가공된 고음질 음악 파일이 LP의 음질을 넘어서지 못한다고 말한다. LP만이 가지고 있는 소리 특성과 회전하는 LP판에 카트리지를 올려놓을 때 울리는 추억을 자극하는 소리가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젠하이저 헤드폰 끝판왕 'HE 1'은 현재 국내에 3대가 판매됐으며, 이 중 2대가 구매자에게 건내졌다. 오디오 장인의 손에 의해 한땀한땀 만들어지는 예술적 가치를 지닌 만큼 구입 후에도 몇개월을 기다려야 겨우 받을 수 있다.
HE 1은 일반 소비자들이 비싸다고 말하는 200만원대 헤드폰의 소리와 비교해 한 차원 높은 음악 공간을 음악을 듣는 사용자의 귓속에 만들어 낸다. 가격은 비록 일반 소비자가 접하기 어려운 7000만원대지만 여유있는 소비자들에게 높은 만족감을 전하는 헤드폰임에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