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한류'가 다시 거세게 일고 있다. 이른바 '신한류(新韓流)'다. 과거의 한류가 단순히 드라마, 음악 등 대중문화를 중심으로 발생했다면 이번 신한류는 패션, 뷰티, 음식, 놀이문화 등 라이프 스타일 전반을 아우르는 형태로 진화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패션, 뷰티 분야의 한류 열기가 뜨겁다. 일본의 한 프리마켓(flea market) 기업이 현지 여성 1700여명을 대상으로 '본인 패션에 참고하는 나라'를 조사한 결과 10대의 48%, 20대의 26%가 한국 패션을 참고한다고 밝혔다. 이는 조사 대상에 포함된 11개국 중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카페24가 일본 하라주쿠 현지에서 진행한 자체 조사에서도 응답자의 40%가 일본에서 한국 스타일이 유행하고 있음을 느꼈다고 답했다. 그만큼 한국 스타일이 현지에서 높은 지지를 얻고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과거와는 전혀 다른 흐름의 한류가 등장하면서 일본 현지 매체들도 관련 소식을 연이어 보도하고 있다. 일본 민영방송 '니혼TV'는 지난 6월 일본 패션 1번지 하라주쿠의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한국풍 테니스 스커트가 유행하고 있다는 소식을 보도했으며, 한달 뒤인 7월에는 일본 경제지 '닛케이 신문'이 현재 한류 열풍의 원인과 과거 한류와의 차이점 등을 심층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전 한류와 현 한류의 차이점은 한류의 형성과 확대가 온라인을 기반으로 이뤄졌고, 이를 주도하는 주체가 10~20대 여성들이라는 것이다. 동영상 플랫폼과 소셜미디어에 친숙하고, 국적 의식 없이 좋아하는 상품과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10~20대 여성들의 성향이 한류가 다시 살아나는 기반이 된 것이다. 때문에 한류 소비 채널이 제한적이고 수용층 또한 수동적이었던 과거에 비해 한류의 범위와 확장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다.

한국 상품 구매가 왕성하고 이를 온라인을 통해 소비한다는 점도 과거와 큰 차이다. 국가간 전자상거래 인프라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패션, 뷰티 아이템을 판매하는 일본 역직구 쇼핑몰들도 빠르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동안 일본인들이 온라인을 통해 구매한 한국 상품의 판매액은 약 652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통계청이 온라인 해외직접 판매액을 공식 집계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반기 기준 최대 판매액이다.

일본 내 한류와 한국 상품에 대한 인식이 어느 때보다 긍정적인 요즘이다. 일본 시장에 진출한 국내 온라인 쇼핑몰들은 이러한 흐름을 기회로 삼고 현지 고객 저변과 매출 확대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한류를 주도하는 10~20대 여성들을 공략할 수 있는 온라인 마케팅을 다각도로 실행하는 것이 현명하다. 특히 이들이 한류에 대한 정보를 얻는 주요 소셜미디어에 브랜드 광고를 강화한다면 보다 수월하게 고객 저변 및 매출 확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본 10~20대 여성들의 경우 다양한 소셜미디어 채널을 중복 사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 중에서도 트위터, 인스타그램의 사용 빈도가 높아 타 채널 대비 즉각적인 광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일본 현지에서 운영되는 한류 큐레이션 미디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광고 콘텐츠의 형태 역시 해당 연령대의 소비자들에게 익숙하고,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근 일본 10~20대 여성들 사이에서 SNS 통한 영상 콘텐츠 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현지 인플루언서와 연계한 영상 또는 자체 영상 콘텐츠로 브랜드와 상품을 어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영상의 경우 이미지 대비 주목도가 높기 때문에 상품과 콘텐츠의 강점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여기에 일본 현지 소비자 특성을 고려한 사이트 구성, 상품 배송 등 쇼핑몰 운영면의 현지화 전략만 철저히 반영한다면 빠르게 고객 저변과 매출 성장 확대를 이룰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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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일광 팀장은 경북대에서 매스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카페24' 일본 해외광고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광고·마케팅 전문교육과정을 이수하는 등 일본 광고시장에 대한 전문성을 갖췄고, 일본 역직구 쇼핑몰부터 경상북도관광공사 등 공기업까지 다양한 기업과 일본 마케팅 프로젝트를 맡기도 했습니다. 일본 마케팅 및 소셜 채널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바탕으로 진출기업별로 현지에 최적화된 마케팅 전략을 컨설팅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