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 임원이 '윈도10' 기반 모바일 하드웨어를 더이상 개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MS가 1년 넘게 윈도폰 플랫폼 업데이트를 하지 않으면서 윈도폰을 포기한 것이냐는 추측이 나왔지만, MS 임원이 이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9일(현지시각) IT 전문매체 시넷은 조 벨피오어 MS 윈도 부사장의 트위터를 인용해 "윈도10 기반 모바일의 버그 수정과 보안 업데이트는 계속 지원할 예정이지만, 더 새로운 기능과 하드웨어를 구축하는 데는 초점을 맞추지 않을 것이다"라고 보도했다.

조 벨피오레 MS 윈도 부사장이 트위터를 통해 윈도폰의 종말을 알렸다. / 트위터 갈무리
조 벨피오레 MS 윈도 부사장이 트위터를 통해 윈도폰의 종말을 알렸다. / 트위터 갈무리
MS는 1996년 PDA용 운영체제 윈도CE를 시작으로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었고, 2000년에는 윈도모바일이라는 운영체제를 선보였다. 하지만 MS는 애플과 구글이 iOS(2007년 출시)와 안드로이드(2008년 출시) 운영체제를 선보인 후 모바일 분야에서 고전했다.

MS는 2010년에 윈도폰이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선보이고, 2014년 노키아를 인수하는 등 모바일 시장에 공을 들였다. 하지만 스마트폰 판매 부진 끝에 2016년 휴대폰 사업부를 정리했다.

시장조사업체 칸타 월드패널에 따르면, 윈도폰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3%로 블랙베리(0.3%) 다음으로 비중이 낮다. 안드로이드와 iOS 점유율은 각각 64%·34%에 달한다.

하지만 MS는 PC와 모바일 운영체제에서 호환해 쓸 수 있는 윈도10 운영체제를 선보였고, 시장에서는 윈도10 기반 서피스폰이 출시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MC가 PC 시장의 경쟁력을 활용해 모바일 분야 점령에 다시금 나설 것이라고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벨피오어 부사장의 발언으로 이같은 가능성은 사라진 셈이다.

벨피오어 부사장은 앱 생태계 구축 부재를 윈도폰 사업 종료의 이유로 꼽았다. 그는 트위터에서 "윈도모바일 앱 개발자가 윈도폰용 앱을 개발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지만, 지속 투자하기에는 사용자 수가 너무 적었다"고 말했다.

벨피오어 부사장은 안드로이드폰을 사용 중이다. 앞서 빌 게이츠 MS 창업자 역시 9월 24일 폭스뉴스 선데이에 출연해 "최근 윈도폰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 갈아탔다"고 말했다.

IT 전문 매체 더버지는 "MS는 지난 몇 년 동안 자사 서비스를 iOS와 안드로이드용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앱을 만들었다"며 "MS는 PC와 모바일을 연결해 MS 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데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MS는 웹브라우저 '엣지'를 안드로이드와 IOS용으로 출시하겠다고 발표하는 등 플랫폼 종류를 불문하고 자사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시넷은 MS가 모바일 시장을 겨냥한 또 다른 프로젝트를 선보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넷은 "벨피오어 부사장이 윈도폰의 종말을 올리는 트윗을 올린 날, 1% 미만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블랙베리는 새로운 터치 스마트폰 '블랙베리 모션'을 발표했다"며 "휴대폰 시장에서 MS와 같은 큰 기업이 오랫동안 사라진 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