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페이스북 직원이 "페이스북이 사용자 데이터 보호보다 데이터 수집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 직원은 페이스북이 사용자 데이터를 수집한 덕분에 단기간에 타깃광고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샌디 파라킬라스 전직 페이스북 개인정보보호 책임자는 20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올린 기고문을 통해 "페이스북이 기업공개(IPO)를 하기 전 프라이버시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를 맡았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내부에서 지켜본 결과 페이스북은 데이터 남용으로부터 사용자를 보호하는 것보다 사용자의 데이터 수집을 우선시하는 회사다"라고 말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 페이스북 갈무리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 페이스북 갈무리
파카킬라스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 페이스북 플랫폼 팀에서 운영 관리자로 일했다.

그는 "페이스북은 당신의 위치, 관심사는 물론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당신의 친구들이 누구인지, 당신이 웹에서 보는 다른 페이지가 무엇인지 안다"며 "이 데이터를 이용해 광고주는 하루에 10억명이 넘는 페이스북 방문자를 대상으로 타깃 광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것이 페이스북이 IPO 이후 5년만에 5000억달러(548조4500억원) 규모의 회사로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고 꼬집었다.

광고주는 데이터가 많을수록 더 정확한 타깃 광고를 집행할 수 있다. IT 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영국 노스웨스턴대학교가 연구한 결과 연령·성별 뿐 아니라 페이스북 사용자 정보를 기반으로 파악한 기분을 이용한 타깃 광고를 집행할 경우 클릭 수는 40% 증가하고, 구매율은 50% 증가한다.

파라킬라스는 부정적 언론 보도나, 규제 당국이 개입된 경우를 제외하면, 페이스북이 사용자의 데이터 보호에 나선 적이 없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페이스북을 통해 '캔디 크러시'와 같은 게임에 접속할 경우 해당 앱 개발자에게 페이스북 이용자 정보가 전달되지만, 페이스북은 이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파라킬라스는 "페이스북은 부정적인 언론 보도에 관심을 두지만 사용자의 데이터가 남용될 수 있다는 문제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는다"며 "러시아의 대선 개입과 관련해 미국 의회가 페이스북 스스로 플랫폼을 규제하도록 하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미국 사회는 러시아가 페이스북을 이용해 대선에 간섭했다는 주장이 일었고, 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페이스북이 스스로 플랫폼 정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파라킬라스는 "페이스북은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으며, 개인 데이터를 가지고 있지만 데이터 남용을 방지할 의지가 없는 회사다"라며 "페이스북은 더욱 엄격하게 규제돼야 하며, 모든 데이터를 통제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톰슨 로이터에 따르면 페이스북 광고 판매액은 2017년에만 전년 대비 45% 증가한 276억달러(30조3158억4000만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포브스는 페이스북의 2017년 주가지수가 전년 대비 50% 이상 증가한다고 봤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가는 세계 5번째 부자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