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크스바겐 재판매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모습이다. '뉴 스타트'라는 광고 마케팅을 시작으로, 내년 1분기쯤 판매가 재개될 것이란 전망이다. 판매 제품에 대한 윤곽도 어느 정도는 정해져 있다. 다만 실제로 1분기 판매를 위해서는 몇가지 넘어야 할 산이 있다.

폴크스바겐이 국내 판매를 노리고 있는 4도어 쿠페 아르테온. / 폴크스바겐 제공
폴크스바겐이 국내 판매를 노리고 있는 4도어 쿠페 아르테온. / 폴크스바겐 제공
14일 수입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지난 2016년 8월 배출가스 조작 프로그램 설치로 말미암은 서류조작 건으로 대규모 인증취소 처분을 받았다. 이후 주력 제품 대부분이 판매 중단을 맞이 했으며, 현재까지 단 한대도 국내 시장의 무대를 밟지 못했다. 실제 올해 판매량은 '0'이다.

그러다 지난 8월 문제가 됐던 제품 중 몇 종이 환경부의 인증을 다시 받아 국내 판매 길이 열렸다. 국토부 형식승인은 통상 2주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9월 중이면 폴크스바겐의 재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업계는 판단했다.

폴크스바겐은 당장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정했다. 독일 본사의 주문생산 방식이 한국 폴크스바겐 사태로 인해 변경됐기 때문이다. 이전까지 폴크스바겐은 '인증 신청과 동시에 주문' 방식을 고수해왔다. 인증 절차를 거치는 동안 차를 배에 실어 들여오면 한국에 배가 도착할 때쯤에는 인증이 완료될 거란 계산에 따른 것.

바뀐 방식은 '인증완료 후 주문'이다. 가장 까다롭기로 알려진 환경부 인증과 국토부 형식인증, 산업부 연비인증이 끝나면 주문을 받는 방식이다. 모든 인증 서류를 해결하면 이후 생산공장에서 한국 판매용 차를 만들면 배를 통해 들여온다. 배로 이동하는 시간이 짧지 않기 때문에 9월 인증이 완료되더라도 실질적인 판매는 11월, 인도는 1월로 예상됐다.

그런데 한가지 걸림돌이 더 나타났다. 바로 '연식변경'이다. 올해 주문이 들어갈 경우 내년 초에 차가 들어오고, 해가 바뀌었어도 지난해의 차를 팔게 되는 모순에 빠지게 된다. 다시 말해 2017년식 차를 2018년에 팔아야 하기 때문에 현재 회사는 주문과 출시, 인도 일정을 조정 중에 있고, '1월 출시·3월 인도설'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인증완료-주문-생산-이동-통관-PDI(출고 전 검사)-출고'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실제 출고는 1분기 이후가 될 수도 있다는 게 내부 분위기다.

여기에 현재 아우디폴크스바겐그룹코리아(AVK)의 방침은 판매하려는 차 모두의 인증을 완료해야만 생산공장에 주문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물론 폴크스바겐은 판매하려는 차가 모두 국내에서 판매된 적이 없는 SUV 2세대 신형 티구안, 스포츠 세단 파사트 GT, 4도어 쿠페 아테온 등이다. 따라서 인증절차 완료후 주문에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다만 아우디는 기존 판매되던 주력제품을 다시 들여와야 하는 까닭에 진척이 느린 편이다. 평택항에 묶여있는 재고차 역시 처리방식 등이 결정되지 않았다.

또다른 인기차종인 해치백 골프의 판매재개 여부도 관심사다. 골프는 아우디와 마찬가지로 인증완료까지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골프도 기존 7세대의 부분변경 모델을 내놓을 것인지, 2019년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8세대 골프의 판매를 도모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우선은 신차 3종으로 한국 시장의 분위기를 살핀 후, 골프 판매 재개를 위한 움직임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아우디폴크스바겐 관계자는 "전 모델 인증 완료 후, 연식과 새 모델 상황을 보고 판매 재개 여부를 말할 수 있을 것"이라며 "판매 재개와 연식변경 시점이 겹치면서 2018년에 2017년식 제품을 판매할 수 없어 일정을 다소 뒤로 미뤘다"고 밝혔다. 이어 "적어도 1분기에는 실질적인 판매가 이뤄지도록 기획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