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정무위원으로 일하면서 대한민국 금융의 비전에 대해 한 가지 소망이 있다. 그것은 대한민국 금융에서 삼성전자 같은 금융기업이 나오는 것이다. 대한민국 금융이 대한민국을 먹여 살리고 미래를 책임지는 산업으로 우뚝 서길 기대한다."

김용태 국회 정무위원장은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은행연합회 제공
김용태 국회 정무위원장은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은행연합회 제공
김용태 국회 정무위원장은 3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8 범금융 신년인사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초일류기업의 탄생은 산업 발전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고, '인재와 혁신'은 초일류기업의 중요한 탄생조건이라며 제도적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대한민국 금융계에는 인재들이 모여들고는 있지만, 창조와 도전 정신으로 세계와 경쟁하겠다는 인재가 모여드는 게 아니다"며 "대부분 안정된 직장과 높은 월급 때문인 게 현실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우리 금융사들은 삼성전자처럼 세계를 무대로 뛰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울타리 안에서, 제한된 경쟁의 장 안에서, 정책감독기관의 규제의 틀 안에서 전진이 아닌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며 "천하의 인재들이 안정된 직장과 높은 월급이 아닌 꿈과 도전 정신으로 무장해 세계를 향해 뛰는 2018년 대한민국의 금융을 보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서는 고정관념과 관행을 깨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은행과 보험사, 금융투자사, 카드사, 저축은행이 금융회사가 아니라 금융기관으로 취급받는 현실을 타파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정책금융기관과 금융회사의 역할을 분명하게 구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정책금융기관은 금융을 산업으로 발전시킬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고 각종 규제를 혁파해야 한다. 회사운영과 영업방식 등 금융회사들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며 "규제와 감독 수행은 꼭 필요한 범위 내에서 신속하고 정확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금융회사는 자율을 기초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 다만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자정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며 "규제 혁파에 있어 일이 터지면 입구를 틀어막는 방식은 폐기돼야 한다. 입구는 열 되, 출구와 그라운드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규제의 틀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 정무위의 해묵은 논쟁에 대해서도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금산분리 원칙부터 금과옥조의 금융소비자 보호 원칙 등이 예전의 금융 패러다임에 갇혀 정책과 법안들이 넘쳐나고 있어, 변화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 위원장은 "'역수주행 부진즉퇴(逆水行舟 不進則退)' 한국 금융은 강물을 거슬러 올라야 할 운명이다"며 "나아가지 않으면 멈춘 것이 아니라 떠밀려 퇴출되고 말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