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시장이 연간 매출 25조원 규모로 성장했지만, 적용 분야가 여전히 스마트폰에만 집중된 모습이다. 최근 TV 시장에서 OLED의 성장세가 눈에 띄지만, 전체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5%대에 머물러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양적 성장이 거의 끝나가는 만큼 새로운 OLED 적용분야 발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플렉시블 OLED 패널. /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플렉시블 OLED 패널. /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13일 디스플레이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 OLED 패널 매출은 2016년보다 57% 늘어난 232억달러(25조1600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2017년 말 OLED 패널을 탑재한 애플 아이폰텐(X) 출시와 홀리데이 시즌 OLED TV 판매량 증가에 힘입어 2017년 4분기 OLED 패널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0% 증가한 88억달러(9조5400억원)의 분기 최대 기록을 새로 썼다.

현재 OLED 패널 매출의 대부분은 스마트폰에서 나온다. 스마트폰 시장은 2017년 4분기 OLED 패널 매출의 90.2%에 달하는 79억5000만달러(8조6200억원)을 차지했다.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연간 매출은 203억달러(22조원)로 2017년 전체 OLED 패널 매출 87.4%가 스마트폰에서 나왔다.

OLED TV는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지만, 두 번째로 큰 OLED 패널 시장이다. 2017년 TV용 OLED 패널 매출은 2016년보다 49% 늘어난 13억달러(1조4100억원)로 전체 OLED 패널 매출의 5.6%를 차지했다. OLED TV 가격이 4년 전과 비교해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소비자 폭을 넓힌 덕을 봤다. LG전자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된 2013년형 55인치 OLED TV 가격은 1500만원에 달했으나, 현재 55인치 OLED TV는 239만~309만원에 판매 중이다.

뒤이어 스마트워치가 3.27%의 매출 점유율로 2017년 세 번째로 큰 OLED 패널 시장으로 등극했다. DSCC는 OLED 패널 적용 분야를 스마트폰, TV, 모니터, 노트북, 태블릿, 가상현실(VR), 자동차, 터치바 등으로 구분하는데, 스마트폰과 TV, 스마트워치를 제외한 나머지 적용 분야는 매출 점유율 2%에도 못 미쳤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2018년 출시되는 스마트폰 세 대 중 한 대는 OLED 패널을 탑재할 것으로 내다본다. 아직 OLED 패널을 채택하지 않은 스마트폰 비중이 더 높다는 점에서 향후 몇 년간 스마트폰용 중소형 OLED 패널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다만, 스마트폰 수요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 등 새로운 플랫폼의 등장이 OLED 패널 가격 상승을 부추겨 수요 증가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2018년 OLED 시장은 공급 측면에서 스마트폰 화면 크기의 증가와 삼성디스플레이의 리지드(평판) OLED 라인 폴더블용 전환으로 캐파(생산능력) 대비 출하량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수요 측면에서는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수요 증가폭이 줄어들고, 상대적으로 저렴한 풀 스크린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의 등장으로 세트 업체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