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구진이 무게는 철의 4분의 1 이하지만 강도는 10배에 달하는 탄소섬유복합재를 효과적으로 가공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이석우 생산시스템그룹 수석연구원이 이끄는 공동연구팀이 경량 부품 생산을 위한 탄소섬유복합재 가공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이 개발에 성공한 기술은 탄소섬유복합재 가공에 필요한 각종 장비, 검사, 공정 및 모니터링 기술을 패키지화한 원천기술이다.

탄소섬유복합재를 가공 중인 모습.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탄소섬유복합재를 가공 중인 모습. /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제공
가볍고 강한 탄소섬유복합재는 경량화가 필요한 분야에서 매력적인 소재지만, 원재료와 공정 비용이 많이 들고 항공기, 자동차 등 품질기준이 엄격한 최종제품에 사용되기 때문에 가공 과정에서 품질 확보가 중요하다.

연구팀은 항공기용 대형 부품에 적합한 대량생산 방식과 다양한 차종 부품 생산에 유리한 유연생산 방식의 투트랙 전략으로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우선 대량생산 방식은 워터젯과 드릴링 절삭기능을 하나의 공구로 통합한 복합 가공장비를 개발해 2개의 공구를 사용하던 기존 장비보다 공간효율을 1.7배쯤 높여 항공기용 대형부품의 생산성을 높였다. 또 광학 스캐너를 활용해 가공된 부품 표면과 내부 불량을 1초 만에 파악하는 '3D 광학 고속 검사기술'을 개발해 대형부품 품질검사의 속도를 높였다.

유연생산 방식을 위해서는 워터젯·드릴링·분진흡입 등 각각의 기능을 전담하는 다관절 로봇을 최적의 위치에 배치해 시장의 수요 변화에 맞춰 부품의 형상 및 생산량을 조정할 수 있는 '유연가공 시스템'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하드웨어와 함께 극저온·초음파 가공과 같은 첨단 가공공정 및 모니터링 소프트웨어를 최적화해 패키지형 탄소섬유복합재 가공 기술을 완성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2012년 12조원 규모에서 2030년 10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탄소섬유복합재 시장에서 미국, 일본, 독일 업체와 경쟁이 가능해질 것으로 연구팀은 내다봤다.

이석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이번 기술 개발을 통해 국내 탄소섬유복합재 산업 생태계 조성에 꼭 필요한 부품가공 역량을 갖추게 됐다"며 "앞으로 지속적인 성능 테스트를 거쳐 장비 성능을 안정화하고, 연구 데이터를 축적해 기술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