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도시의 이동성(모빌리티·Mobility)을 재정의 하려고 한다."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그룹 회장. / 박진우 기자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그룹 회장. / 박진우 기자
3월 6일(현지시각) 2018년 제네바모터쇼 개막 하루 전에 열린 '폭스바겐그룹의 밤'에서 마티아스 뮐러 폭스바겐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e-모빌리티, 자율주행, 디지털 네트워킹, 새 모빌리티 서비스는 우리에게 있어 도시 이동성을 보다 효율적이고, 보다 깨끗하며, 보다 살기좋은 것으로 만드는 핵심 요소"라며 "폭스바겐그룹은 2022년까지 미래 기술에 340억유로(45조2098억원) 이상을 투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룹의 이런 계획은 국제연합기구(UNO)가 예측한 2050년 세계 인구 분포와 무관치 않다. UNO는 2050년 세계 인구의 약 70%가 도시에 살게 될 것이고, GDP의 80% 이상이 도시에서 만들어 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과정에서 도시 이동성은 주요 화두로 떠오를 것이 분명하다는 게 폭스바겐그룹의 판단이다. 이와 함께 도시화로 인한 공기질 악화와 혼잡한 도로, 낙후된 인프라 등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폭스바겐그룹은 이동성을 재정의하고, 사람이 운전과 완전히 이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런 도시 이동성의 재정립을 위해서는 성숙 과정이 필요하고, 효과적인 성숙이 이뤄지려면 개별 도시와의 파트너십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마티아스 뮐러 회장의 말이다. 그룹은 현재 스페인 바르셀로나, 스웨덴 스톡홀름, 미국 소머빌, 중국 상하이 등과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이를 통해 다양한 프로젝트와 서비스를 개발, 테스트 하는 중이다.

이 중 독일 함부르크에서의 파트너십은 가장 대표적이다. 폭스바겐그룹은 파트너십에 따라 e-골프 50대를 함부르크 시민과 기업 등에 전달했고, 그룹 소속의 상용차 회사 만트럭버스는 함부르크 항구와 일부 고속도로에서 자율주행형 트럭을 시험할 예정이다. 또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인 모이아(MOIA)는 6인승 EV 셔틀을 이용해 승차 공유 서비스를 시험할 계획이다. 초기 테스트용 차량은 200대며, 최대 1000대의 모이아 셔틀이 함부르크 도시 곳곳을 다닐 것으로 보인다.

출시를 앞둔 그룹 내 개별 브랜드의 전기차를 소개하는 마티아스 뮐러 회장. / 박진우 기자
출시를 앞둔 그룹 내 개별 브랜드의 전기차를 소개하는 마티아스 뮐러 회장. / 박진우 기자
e-모빌리티에 대한 그룹 각 브랜드의 노력도 끊임없다. 먼저 2018년 아우디는 한번 충전으로 500㎞를 주행하는 전기 SUV Q6 e-트론을 선보일 예정이다. 2019년에는 포르쉐가 전기 스포츠카 미션 E를, 폭스바겐은 전동화 전용 브랜드 I.D.의 첫 차를 소개한다. 상용차 브랜드에서 폭스바겐 상용차는 가을에 e크래프터를 출시하고, 만과 스카니아는 2018년 도심 전용 전기버스의 시운전을 시작하는데 이어 2019년 생산을 시작한다.

마티아스 뮐러 회장은 "우리가 마주한 모든 과제의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며 "12개 브랜드를 보유한 폭스바겐그룹은 경쟁회사와 비교해 목적을 더 잘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그룹은 오토바이에서 버스, 경제적인 브랜드에서 럭셔리 브랜드까지 이동성의 모든 측면을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동형 충전 로봇 카라를 소개하는 마티아스 뮐러 회장(오른쪽). / 박진우 기자
이동형 충전 로봇 카라를 소개하는 마티아스 뮐러 회장(오른쪽). / 박진우 기자
한편, 폭스바겐그룹은 자동화 전문기업 쿠카와 손잡고, 이동형 충전 로봇 '카라(CarLa)'를 소개했다. 카라는 공공장소와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완전 자동 충전 로봇으로, 차가 주차되면 곧바로 충전을 시작한다. 폭스바겐그룹과 쿠카는 카라의 시범 생산까지 협력을 지속할 예정이다.

뮐러 회장은 "사람들이 전기차를 빠르고 쉽게 충전할 수 있다면 기술은 쉽게 사람들의 일상으로 파고들 것"이라며 "카라와 같은 로봇에게 이동성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