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이 제약 사업 진출 계획을 접었다. 제약회사와 병원이 구축한 공급망을 넘어서지 못한 것이 주된 원인으로, 아마존은 의료기기 판매에만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경제 전문 방송 CNBC는 16일(현지시각)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아마존이 지난해부터 추진한 제약 제품 판매 및 유통 계획을 포기했다"며 "아마존은 의약품보다 덜 민감한 의료기기 판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전했다.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 페이스북 갈무리
제프 베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 페이스북 갈무리
아마존은 지난 몇 년 동안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인 '아마존 비즈니스'를 통해 의료 기기를 판매했다. 이를 위해 아마존은 미국 47개 주에서 의료 기기 판매 허가를 받았다.

여기다 아마존은 병원이나 소규모 의원 등에 의약품을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의료진은 카디널헬스(Cardinal Health), 맥케슨(McKesson) 등 기존 의약품 유통업체 대신 아마존과 계약을 맺는 것을 꺼렸다. 일부 병원이 의약품 도매 기업의 지분을 가진 상황에서 아마존이 의약품 공급망을 뚫는 것은 역부족인 상황이었던 셈이다.

또한, 아마존이 심장박동기처럼 고위험 제품을 취급하지 않는 것도 대형 병원이 아마존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로 작용했다. 이외에도 아마존이 의약품 전용 유통 시설을 갖추지 못한 것 역시 걸림돌로 작용했다. 의약품은 주변 온도에 민감하지만, 아마존은 해당 물류 시스템을 아직 갖추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건강 분야 컨설팅회사 레이도스 헬스(Leidos Health)의 톰 캐셀스 전략 사업 개발 담당자는 "병원은 기존 의약품 공급 업체와 끈끈한 제휴 관계를 맺고 있다"며 "아마존이 소매업체 사용하던 유통망을 의약품에 적용하는 것은 매우 어려울 것이다"고 분석했다.

다만, 아마존이 의약품 유통을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아마존은 기존에 판매하던 의료 기기 판매에 주력하는 동시에 조제약을 파는 약국 사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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