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준중형 엔진 전략을 이원화 한다. 효율성을 강조한 볼륨 모델은 MPI를, 성능 위주의 틈새 차종에는 GDI 엔진을 장착해 각 모델을 차별화한다.

기아차 스마트스트림 G1.6 엔진. / 기아차 제공
기아차 스마트스트림 G1.6 엔진. / 기아차 제공
23일 국산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2019년쯤 출시가 예정된 아반떼 후속에 기아차 K3의 스마트스트림 G1.6 엔진과 동일 기술인 MPI 엔진을 적용한다. 이 엔진은 현대·기아차가 독자 개발한 듀얼 포트 연료분사 시스템(DPFI)을 활용한 것이 특징으로, 두개의 인젝터가 연료분사 시기와 비율을 최적화한다. 기존의 싱글 인젝터 대비 연소 효율이 대폭 개선된 점도 장점이다.

변속기는 CVT(무단변속기) 형식이다. 운전자 의도와 주행 상태에 따른 다양한 변속 모드를 구현하기 때문에 변속 응답성, 직결감 등에 이점이 있다는 게 기아차 설명이다. 또 AT(자동변속기) 모사 변속 패턴을 적용해 AT 또는 DCT(듀얼 클러치 변속기)와 유사한 느낌을 낸다는 점도 특이하다.

현대·기아차가 준중형에 MPI 엔진을 적용하는 것은 효율성을 위해서다. 특히 준중형에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차급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 대중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MPI 엔진은 기존의 GDI에 비해 출력이 다소 떨어진다. 현대·기아차는 중저속 가속감과 출력을 높이는 방법으로 단점을 상쇄한다는 복안이다. 최고 성능을 낮추고, 연료효율을 높이는 것이 최적화된 차급 엔진 전략이라는 판단에서다.

현대차 i30 N. / 현대차 제공
현대차 i30 N. / 현대차 제공
기존의 GDI 엔진은 i30와 벨로스터 등 틈새 차종으로 향한다. K3에 추가될 것으로 보이는 스포츠 모델에도 사용된다. 아반떼 스포츠 역시 GDI를 계속해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높은 출력을 낸다는 GDI 엔진의 특성을 감안한 조치라는 게 업계 판단이다.

실제 i30와 벨로스터는 현대차 고성능 버전인 'N'을 설정할 정도로 성능면에서 소비자 기대가 상당하다. 더욱이 i30의 경우 유럽에서는 인기가 높은 해치백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반떼와 같은 엔진으로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다. 신형 출시 당시 고성능 해치백이라는 의미의 '핫 해치'를 내세웠지만 시장의 공감을 얻지 못했던 이유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스포츠 성능을 강조해 일반 준중형과의 차별성을 부각하는 쪽으로 전략이 변화했다.

벨로스터 역시 마찬가지다. 1+2라는 독특한 콘셉트가 더 주목받고 있으나, 2세대 신형 벨로스터는 본래 성능에 방점이 찍힌 모델이다. 제 1시장인 북미에서 2016년 3만56대에 달하는 판매고를 올릴 수 있었던 이유도 특유의 스포츠 성능이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 모델에 GDI 엔진을 유지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i30와 마찬가지로 N을 설정한다.

국산차 관계자는 "현대차가 준중형 엔진 전략을 판매량이 많은 볼륨 모델은 효율성을 강조한 MPI 엔진을, 성능을 강조하는 틈새 차종은 GDI로 가닥 잡았다"며 "각 차종의 개성을 더 살려주는 전략으로 성향이 다른 소비자 입맛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