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 서울시장 후보들의 미세먼지 대책, 그게 최선인가요?

입력 2018.05.16 05:58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이하 지방선거)가 6월 13일 열립니다. 채 한달도 남지 않은 상태에서 각 지방자치단체의 후보들이 윤곽을 드러내며, 각축을 벌이는 중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을 모으는 매치업은 서울시장 선거가 아닐까 합니다. 서울은 인구 천만의 우리나라 수도인데다, 시장의 정치적 영향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박원순 시장(더불어민주당)은 2011년 보궐선거로 당선된 이후, 3선에 도전합니다.

3선에 도전하는 박원순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 서울시 제공
도전장을 던진 후보는 자유한국당의 김문수, 바른미래당의 안철수입니다. 김 후보는 경기도지사를 지낸 인물이고, 안 후보는 2017년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경쟁을 펼쳤습니다. 이름값만으로도 중량급 선거입니다.

시장 후보들의 공약을 살펴보면 눈에 띄는 부분이 바로 '미세먼지 대책'입니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은 미세먼지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후보들 역시 저마다의 철학을 가지고 공약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유효한 정책인가에는 의문이 남습니다.

먼저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캠프가 내놓은 '대기질 개선 공약'을 살펴보면 친환경 전기차 8만대 보급이 맨 처음 나와있습니다. 전기차는 운행 중에 배출가스를 내지 않는 친환경자동차로, 미세먼지의 원인이라는 경유차 질소산화물 저감에 획기적인 대안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동차가 내뿜는 미세먼지는 전체에서 일부입니다. 2014년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국가대기오염물질배출량' 조사에서는 국내에서 미세먼지(PM10, PM2.5)를 가장 많이 내뿜는 분야로 제조업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연간 전체 미세먼지 16만1000톤 가운데, 56%에 해당하는 9만톤이 공장 등 산업 현장에서 배출되고 있습니다. 자동차는 11.9%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다시 말해 자동차 전체를 전기차로 바꿔봤자 미세먼지는 고작 11.9% 줄어든다는 얘기입니다. 서울로 국한하면 이 숫자는 더 줄어들 여지가 큽니다.

서울시는 2018년 전기차와 전기트럭, 수소차를 모두 합한 친환경차를 겨우 2257대 보급하기로 했습니다. 굴뚝있는 공장 하나 없는 제주도는 3000대가 넘습니다. 박원순 후보는 이를 8만대로 늘리겠다고 하는데, 무려 35배 이상을 늘린 셈입니다. 그간 보급에 소극적이던 서울시가 갑자기 전기차 보급을 늘리겠다고요? 함께 내놓은 배달용 오토바이나 택배 트럭의 전기화 역시 현재 이용 가능한 전기 오토바이나 택배용 전기트럭의 숫자가 극히 적다는 점에서 현실화가 어렵습니다.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 김문수 후보 페이스북 갈무리
김문수 후보는 클린로드 정책을 펼치겠다고 하는데, 핵심은 도로 물청소입니다. 현재 300대인 도로 물청소 차를 1000대로 확대하고, 하루 두 차례 물청소를 하겠답니다.

물청소로 인한 미세먼지 감소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는 사실 엇갈리는 편입니다. 어떤 연구에서는 도로상의 미세먼지를 3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보는 반면, 어떤 연구에서는 효과가 3~4시간 이상 지속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물청소가 끝난 뒤 미세먼지가 다시 유입되기 때문입니다. 또 공기 중의 미세먼지 역시 사라지지 않습니다. 하물며 비가 오는 날에도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가 많습니다. 도로 물청소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서울시도 물청소가 미세먼지 저감에 큰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2007년 서울시정개발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물청소에 의해 씻겨내려간 도로의 각종 먼지나 쓰레기 1g 중 미세먼지는 1.55%인 15.5㎎뿐입니다. 도로는 깨끗해지지만 미세먼지는 극히 적은 양만 제거되는 것입니다. 때문에 2017년부터 서울시는 물청소 보다는 분진흡입으로 도로 청소 방식을 바꿨습니다.

김 후보의 올림픽대로, 경부간선도로, 동부간선도로, 강변북로의 지하화 정책에도 의문이 생깁니다. 우선 임기 중에는 절대 해결이 불가능하고, 지하화 과정에서 생기는 미세먼지는 또 어떻게 하실 생각인지 되묻고 싶습니다. 게다가 건설 기계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는 자동차 분야의 배출량을 크게 앞지릅니다. 벼룩 잡기 위해 초가삼간을 태우겠다는 정책 아닌가요?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 / 바른미래당 제공
안철수 후보는 정확한 미세먼지 측정에 방점을 찍었을 뿐, 실질적인 저감 대책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이용한 미세먼지 측정시스템을 차별화 공약으로 둔다고 하는데, 현실화 가능성을 떠나 미세먼지 저감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더 나아 보입니다.

서울시의 미세먼지가 서울시 본연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서 경기도나 인천과의 대책 연계 등의 정책이 세 후보에게 모두 보이지 않는 점도 한계로 남습니다. 필요하다면 국내 유입 미세먼지의 원흉(?)으로 꼽히는 중국과의 공동 연구도 병행돼야 하지만 역시 눈을 씻고 봐도 그런 공약은 없습니다. 결국 세 후보의 미세먼지 저감 대책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지금 사람들의 관심이 가장 많은 부분이 미세먼지다보니, 경쟁적으로 정책을 내놓기는 하는데 심도있는 고민은 빠져있었다는 것이지요.

박원순 후보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미세먼지는 하루 아침에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렇습니다. 미세먼지는 하루 아침에 없어지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정교하고, 포괄적인 정책이 필요합니다. 모든 차를 전기차로 바꾸기만 하면 얼마나 좋겠느냐만은 자동차 회사의 생산 능력이나, 개발 속도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이런 공약은 무의미합니다. 김문수 후보나 안철수 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물청소하고, IoT로 미세먼지 측정한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서울시에 살고, 서울시에서 일하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묻습니다. 세 후보님들, 미세먼지 저감 대책, 그게 최선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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