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VR 시장은 매력적이어서 일본에서 성공한 VR존의 한국 상륙을 준비 중입니다.”

반다이남코 어뮤즈먼트의 VR 테마파크 ‘VR존’을 만든 코야마 준이치로(小山順一朗) 소장(프로덕트 비즈니스 컴퍼니 크리에이티브 팰로우)이 19일 특유의 연구소 하얀 가운 복장을 입고 한국을 찾았다.

코야마 VR존 소장. / IT조선DB
코야마 VR존 소장. / IT조선DB
코야마 소장은 오락실용 대형 게임머신 ‘건담 전장의 키즈나’와 아이돌 육성 게임 붐을 일으킨 ‘아이돌마스터’를 만든 장본인으로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코야마 소장은 IT조선 기자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게임에 전혀 관심이 없는 여성이 VR존 매출을 이끌고 있다”며 “적게는 47%, 많게는 60%에 가까운 여성 이용자가 VR존을 이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VR존이 여성 이용자에 주목하는 까닭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여성층은 새로운 경험과 체험에 돈을 아까지 않는다는 것이다. VR존은 오락실 느낌을 벗겨내기 위해 미래 분위기의 내부 인테리어는 물론 이용 요금도 유니버설 스튜디오 같은 테마파크의 1일 이용권과 유사한 ‘원데이 티켓(4400엔·4만3800원)’ 형태로 받고 있다.

두 번째는 ‘홍보 효과’다. 여성 이용자는 인스타그램 등 소셜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에 VR존에 여성 이용자가 방문하면 자연스레 소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혼자서 VR존을 방문하는 것이 아닌 친구나 연인과 함께 오기 때문에 신규 고객 유치에 도움이 된다.

VR존의 연간 매출 규모에 대해 코야마 소장은 입을 닫았으나, VR존 운영 시작 10개월 만에 50만명 이상이 방문했다고 밝혔다. 인당 4400엔(4만3800원)으로 계산하면 10개월간 22억엔(219억원)을 번 셈이다.

VR 테마파크 운영에 있어 가장 어려운 점에 대해 코야마 소장은 ‘인건비’를 꼽았다. 이용자의 VR 헤드셋 장착부터 어트렉션 이용 설명에 이르기까지 사람 손이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코야마 소장에 따르면 VR존 인건비는 일본의 초대형 게임센터 대비 10배가 더 든다.

VR존은 VR 어트렉션 이용료 외에 그 점포에서만 맛볼 수 있는 한정판 캐릭터 상품과 식품 매출도 높은 편이다. 코야마 소장은 “식품 매출이 23%쯤이며, 캐릭터 상품 매출은 20%에 다다랐고 계속 증가 추세다”라고 말했다.

◇ VR존 한국 진출 준비 중

코야마 준이치로 VR존 소장에 따르면 한국에도 VR존이 들어설 예정이다. 언제 어떤 방식으로 운영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지 않았다.

한국에 들어설 VR존은 반다이남코 어뮤즈먼트 직영이 아닌 국내 파트너 사업자와 함께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 VR 콘텐츠에 사용될 텍스트와 목소리 등 현지화 작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코야마 VR존 소장. / IT조선DB
코야마 VR존 소장. / IT조선DB
코야마 소장은 “VR 콘텐츠 제작에 엄청난 규모의 돈을 투자했다”라고 밝혔다. 반다이남코 어뮤즈먼트 회사 입장에서 VR존 사업의 목표는 투자비를 회수하는 것이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신주쿠 한 개 점포 만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 코야마 소장의 설명이다.

반다이남코어뮤즈먼트는 2018년 가을 오사카에 새로운 VR존의 문을 연다. 새 점포 인테리어 디자인은 여성 이용자에 맞춰 설계되고 있다. 회사 측은 VR존 오사카 오픈에 맞춰 새로운 VR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며, 2018년내 총 2~3개의 신규 콘텐츠(어트랙션)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코야마 소장은 “VR콘텐츠의 최대 약점인 ‘멀미 현상’이 없는 완전히 새로운 VR 어트랙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7월에는 ‘아이돌마스터’ 팬을 위한 컴퓨터 그래픽(CG) 라이브 이벤트가 VR존 신주쿠에서 열린다. 라이브에는 실제 사람 크기 만한 아이돌마스터 캐릭터가 등장해 팬과 호흡을 맞추면서 라이브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