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주행 중 자동차 화재에 대한 뉴스를 접하게 됩니다. 실제 목격하는 일도 많죠. 자동차에 불이 나는 현상은 여러 이유가 있는데, 더위가 계속되는 여름에는 이유가 대부분 하나로 귀결됩니다. 바로 ‘냉각수’ 문제지요. 여름철 냉각수만 잘 점검해도 자동차 화재를 막을 수 있습니다.

많은 운전자들은 연료게이지는 자주 확인하지만, 냉각수 온도계는 보지 않습니다. 그러나 냉각수 온도는 엔진의 원활한 작동에 있어 매우 중요합니다. 엔진은 내부에서 매우 강한 폭발이 일어나고, 열을 동반하는데, 냉각수가 없으면 엔진이 과열돼 심할 경우 화재로 이어지게 됩니다.

자동차 냉각수가 부족하면 엔진열이 잘 식지 않고, 과열돼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 한국GM 블로그 갈무리
자동차 냉각수가 부족하면 엔진열이 잘 식지 않고, 과열돼 화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 한국GM 블로그 갈무리
냉각수는 엔진 주변의 순환통로를 돌며 엔진 열을 식히는 역할을 합니다. 만약 자동차 엔진의 냉각이 소홀하면 피스톤이나 밸브가 눌러붙거나, 팽창할 수 있고, 변형돼 파손되기까지 하는데요. 이를 방지하기 위해 엔진 냉각장치가 고안됐고, 여기서 모은 열을 밖으로 방출시켜 엔진을 식힙니다. 이 열은 겨울철 실내공간을 덥히기도 하지요.

보통 자동차는 수냉식을 채택합니다. 엔진 블록 내부에 냉각수를 흐르게 해 엔진을 식히는 겁니다. 이 냉각장치는 먼저 냉각수가 순환하는 통로인 워터재킷, 냉각수를 순환시키는 워터 펌프, 냉각수가 모아온 열을 밖으로 방출하는 라디에이터, 냉각수 온도를 유지하는 서모 스탯 등으로 구성됩니다.

엔진이 움직이면 타이밍벨트가 돌면서 워터펌프를 움직이고, 펌프에 의해 냉각수가 워터재킷을 돌면서 엔진을 냉각하게 됩니다. 순환을 마치고 뜨거워진 냉각수는 라디에이터를 지나며 재냉각과정을 거친 뒤에 다시 워터펌프를 통해 엔진 안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워터펌프가 사람의 심장, 워터재킷이 혈관, 냉각수가 혈액이라고 이해하시면 편합니다.

엔진의 열을 효과적으로 식히기 위해 냉각수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냉각수 점검은 화재 예방을 위해 굉장히 중요한 점검이고, 또 냉각수 양이 부족할 경우에는 보충해야 합니다. 점검은 반드시 시동을 끄고 엔진열이 식은 후에 해야하는데, 그러지 않은 상태에서 냉각수 탱크 뚜껑을 열면 뜨거운 냉각수로 샤워를 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당연히 화상이 따를 겁니다.

냉각수 양을 확인하기 위해 보조탱크를 봐야하는데요. 엔진룸을 덮고 있는 보닛을 열면 한 구석에 하얀색 물통(?) 같은 것이 있습니다. 이게 바로 냉각수 보조탱크입니다. 겉에는 FULL(가득), LOW(모자름) 이라고 써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냉각수의 양이 LOW에 가깝다면 냉각수를 보충하는 것이 좋고, 양은 F와 L의 중간 정도로 넣어주면 됩니다.

냉각수 교체시기는 브랜드와 차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2년 또는 4만~5만㎞ 주행이 적당하다. / 인터넷 갈무리
냉각수 교체시기는 브랜드와 차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통상 2년 또는 4만~5만㎞ 주행이 적당하다. / 인터넷 갈무리
냉각수 모자라 엔진과열이 예상되는데, 주변에 냉각수가 없다면 물을 넣어도 됩니다. 그러나 정비가 가능한 곳으로 차를 이동한 후에는 반드시 정식 냉각수로 교환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지하수와 생수같은 경우 함유 물질이 많아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장치 내부 부식 등의 문제를 일으킬 여지가 큽니다. 또 물의 경우 겨울철 영하의 온도에서 얼기 때문에 위험합니다.

만약 냉각수 부족으로 엔진열이 쌓여 보닛에서 수증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하면 즉각 대처가 필요합니다. 먼저 작동 중인 에어컨을 끄고, 조심히 갓길로 안전하게 차를 이동시켜야 합니다. 엔진이 열을 받았으니, 엔진을 꺼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시동을 유지해줘야 합니다. 냉각수가 부족해도 냉각 순환장치가 돌아가는 한 엔진의 열을 어느 정도 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시동을 끄면 이 순환장치도 멈춰 엔진 온도가 더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엔진이 식을 때까지 기다린 후에 수증기가 발생하지 않으면 보닛을 열어 통풍을 해줍니다. 이어 일정 시간이 지난 뒤에 자동차 계기판의 엔진 냉각수 온도계를 확인해 정상 범위에 있다면 인근 정비소로 이동해 점검을 받습니다. 이동할 때는 가급적이면 보험회사의 긴급출동을 이용해 견인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