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가 하반기 8K 초고해상도 패널과 마이크로 LED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 상용화에 속도를 낸다. 프리미엄 TV 시장 경쟁의 기준을 한 차원 끌어올려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에 기술력으로 대응하는 한편, 고부가 제품으로 수익성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디스플레이 해상도별 비교 이미지. /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디스플레이 해상도별 비교 이미지. /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1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8월 31일부터 독일에서 열리는 가전전시회 ‘IFA 2018’에서 8K QLED TV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월 미국에서 열린 IT전시회 ‘CES 2018’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저해상도 영상을 8K 수준 고화질로 변환해주는 85인치 8K QLED TV를 공개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이 제품을 하반기 65~85인치 크기로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그 포문을 IFA 2018에서 열 것으로 전망된다. .

LG전자도 IFA 2018에서 LG디스플레이가 연초 공개한 88인치 8K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탑재한 8K OLED TV를 선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LG전자는 이 제품을 내년 초 CES 2019에서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시장 상황을 고려해 시기를 한 박자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8K는 현재 프리미엄 TV의 기준인 4K의 해상도 3840×2160보다 4배 세밀한 7680×4320 해상도를 말한다. 8K 패널은 70인치 이상 대형 TV 시장의 성장세를 염두에 둔 액정표시장치(LCD) 진영을 중심으로 상용화됐다. 샤프가 2017년 10월 8K TV를 선보인 데 이어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2018년이 8K TV의 원년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신제품 출시 시기를 조율해왔다.

주요 TV 제조사가 일제히 8K에 눈을 돌린 배경에는 4K TV 시장이 사실상 무르익었다는 판단이 자리한 것으로 분석된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55인치 이상 TV 시장에서 4K 제품 비중이 95%에 달한다. 영화 업계는 이미 4K를 넘어 6K, 8K로 촬영한 콘텐츠를 생산 중이다. 비록 아직 가정용 8K 콘텐츠는 거의 없지만, TV 제조사 입장에서는 미리 생태계를 선점하고 관련 표준에 대응해야 시장 선도 사업자라는 이미지를 꿰찰 수 있다.

6년 주기로 해상도 진화를 거친 TV 시장에서 2018년은 8K의 원년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2000년 HD(1280×760)에서 2006년 풀 HD(1920×1080), 2012년 4K, 2018년 8K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물론, 이는 제품 상용화 기준으로 대중화 시기는 이보다 몇 년 더 걸린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올해 8K TV 시장이 100만대 규모를 형성하고, 2022년에는 540만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제조사 입장에서는 제품 상용화 이후 몇 년에 걸쳐 얼마나 많은 우군을 확보하고, 표준을 선점하는지가 본격적인 대중화 이후 주도권을 쥐는 데 관건이 된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에서 화질 전문가, 유명 스튜디오, 콘텐츠 제작사, 표준화 기관 등 관계자 100여명을 초청해 ‘QLED & 어드밴스드 디스플레이 서밋'을 개최했다. 삼성전자는 이 서밋에서 퀀텀닷, 마이크로 LED, HDR을 비롯해 8K를 집중적으로 강조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4K TV가 등장했을 때도 해상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소비자의 관심이 더 큰 TV로 쏠렸고, TV가 커지면서 더 높은 해상도를 원하게 되는 흐름으로 이어지면서 8K가 대두됐다"며 “이미 촬영 장비 등은 8K에 진입한 만큼 이를 보여주는 디스플레이 패널도 발맞춰줘야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대중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