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오프라인 유통업체 월마트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클라우드 부분 제휴를 맺었다. 이는 월마트, MS가 각각 유통과 클라우드 시장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 아마존을 경계하기 위해 두 회사의 마음이 맞은 결과물이다.
17일(현지시각)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월마트는 MS의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향후 5년간 계약을 유지할 예정이며, 월마트는 MS의 클라우드 솔루션을 이용해 고객이 더욱 빠르고 쉽게 쇼핑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 AWS 경쟁자 MS, ‘아마존 고’ 대항마 개발…월마트와 협력가능
월마트가 클라우드 시장 선두 아마존의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아닌 MS를 택한 것은 아마존과 유통 시장을 놓고 경쟁 중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일부 소매업체는 AWS 사용을 꺼린다. 굳이 AWS를 채택해 아마존의 매출을 올려줄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월마트는 아마존의 강점을 따라잡기 위해 제품 및 판매 데이터를 분석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개발했다. 하지만 월마트는 2016년 제트닷컴을 인수한 이래 클라우드 컴퓨팅을 자체적으로 개발하기보다 MS의 기술에 의존했다. 월마트는 제트닷컴 인수 후 온라인 판매 강화에 나선 상태다. 한정된 자원을 클라우드 부분에 쏟아붓는 대신 전문 기업의 길을 택한 걸로 보인다.
MS는 최근 아마존의 무인 매장 '아마존 고'에 대항하기 위해 무인 매장 관련 기술 개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MS는 고객이 바구니에 담은 물건을 추적하는 시스템 등 무인 매장에 필요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특히, 무인 매장 관련 기술은 클라우드 기반으로 운영된다. MS가 아마존의 경쟁 유통업체와 제휴를 맺는다면 클라우드 부문에서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월마트와의 협력이 아마존 견제를 위한 전략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성명서를 통해 "세계 최고의 기업인 월마트와 파트너십을 맺어 MS의 애저를 공급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경쟁자를 공유하고 이는 것이 이번 협력의) 절대적인 핵심 요인이다"고 말했다.